삼성전자가 미국서 오픈소스 개발자 채용에 나섰다. 내년까지 관련 인력 규모를 확 키울 방침을 밝혀 눈길을 끈다.
10일 현재 삼성전자 미국법인(이하 SEA)인 '삼성일렉트로닉스아메리카(Samsung Electronics America)'는 링크드인 채용공고를 통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일할 빅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스토리지 플랫폼 담당 엔지니어를 찾고 있다.
공고(☞링크)에 따르면 채용 당사자는 SEA 자회사인 실리콘밸리 연구조직 '삼성리서치아메리카'의 '클라우드리서치랩' 소속 시니어리서치엔지니어 자격으로 일하게 된다. 차세대 센서데이터 스토리지 및 분서 플랫폼 설계와 구현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하둡'같은 오픈소스 프로젝트 기반 데이터플랫폼과 사물인터넷(IoT), 센서 집성, 건강정보분석 등 데이터 관련분야에도 경험도 요구된다.
이런 삼성리서치아메리카의 구인 활동은 지난달 하순부터 이달초까지 이어지는 오픈소스 개발자 채용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SEA 명의로 게재된 또다른 링크드인 채용공고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어드밴스드SW플랫폼' 조직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삼성유럽리서치인스티튜트'에서 일할 오픈소스 개발자를 찾는다는 내용으로 씌어 있다.
공고(☞링크)에 따르면 채용 당사자는 리눅스 커널, 웨이랜드, 웹킷, 블링크, 제이쿼리, 안드로이드, 하둡, 타이젠, EFL, FFMpeg, G스트리머, LLVM, 카산드라, 클라우드스택, H베이스, 유부트(U-boot), 웨비노스, 오픈스택, 크로미엄OS, 라이트tpd, 리나로, 카이로, 노드JS, 젠을 포함한 핵심 프로젝트 참여 경험을 갖춰 삼성에서 기술 개발과 개선, 오픈소스커뮤니티와 외부 행사에서 삼성을 대표, 타사업부간 오픈소스 우수사례를 발굴하는 역할이다.
이미 SEA는 지난달 24일에도 링크드인에 G스트리머, 블링크 등 각각의 프로젝트에 참여 경험을 갖춘 오픈소스 개발자를 뽑는다는 공고를 게재했다.
지난 3일 리눅스를 비롯한 오픈소스 정보를 다루는 포털 '리눅스닷컴'은 삼성의 오픈소스 사업부(삼성리서치아메리카 오픈소스혁신그룹)가 적극적으로 구인에 나서, 내년에 사업부를 2배로 키울 계획이라며 리눅스 커널, G스트리머, FFmpeg, 블링크, 웹킷, EFL, 웨이랜드를 포함한 23개 오픈소스 프로젝트 메인테이너와 핵심 컨트리뷰터를 영입해 삼성 제품에 통합하는 게 (오픈소스 구인 활동의) 우선 목표라고 보도했다.
보도(☞링크)에 따르면 오픈소스혁신그룹 인력은 현재 풀타임으로 업스트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회사의 오픈소스 개발을 지휘하는 개발자 30명을 포함한 40명이며, 계속 증가 추세다.
해당 사업부 수장이 말하는 구인 활동의 '나머지 목표'를 통해서도 이런 움직임을 예상할 수 있다.
이브라힘 하다드 삼성리서치아메리카 오픈소스혁신그룹장은 최종적으로 (이미 이름난 오픈소스 개발자를 뽑는 것뿐만아니라) 더 많은 주니어 오픈소스개발자 채용을 시작할 계획도 있다며 삼성이 오픈소스사업부를 출범시킬 때 나는 성공스토리를 만들어낼 큰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여긴 큰 회사고, 그만큼 오픈소스커뮤니티를 위한 빗장을 풀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뒤집어보면 그간 삼성은 오픈소스커뮤니티 참여 개발자 입장에서 그리 개방적인 곳이 아니었다는 얘기가 된다. '레딧' 등 개발자들이 즐겨 찾는 국외 커뮤니티에서도 삼성은 폐쇄적이고 개발자 친화성이 부족한, 업무환경에 관한 악평이 횡행하는 '기피기업'으로 꼽혀 왔다. 지난해 업계에 회자된, 폴란드 삼성전자 R&D센터에서 오픈소스개발자가 아니라 일반 SW엔지니어로 9개월 일 한 사람의 경험담도 그런 분위기를 뒷받침하는 내용을 담아 큰 화제를 모았다. (☞관련기사)
다만 삼성리서치아메리카의 오픈소스혁신그룹 운영 방식은, 기존 개발자들 사이에서 알려진 부정적인 인식을 걷어내기 위한 노력의 산물로 비친다.
리눅스닷컴에 따르면 그룹 소속 개발자들은 업무시간의 절반을 기존 업스트림 프로젝트 참여 활동에 투자할 수 있도록 보장받는다. 회사 방침은 나머지 절반의 시간을 사내 다른 제품 및 R&D 담당팀 지원 활동에 쓰라는 것. 여기서 말하는 '사내 지원 활동'은 타부서 제품용 코딩이 아니라, 오픈소스 활용을 위해 다른 개발자를 외부 핵심그룹에 소개해 주는 멘토십 프로그램같은 것을 포함한다.
이 소식을 전한 리눅스닷컴의 리비 클라크는 (삼성의) 오픈소스그룹은 IBM과 인텔같이 특화된 오픈소스 활동에 비하면 '요람기(infancy)' 단계라며 오픈소스커뮤니티 안에서 의미있는 컨트리뷰터로 자리잡는 동시에 회사에서도 오픈소스 전도를 해나가기 위해서는 해내야 할 숙제가 많다고 평했다.
클라크는 또 하다드 그룹장은 회사에 '오픈소스문화'를 퍼뜨리기 쉽도록, 가이 마틴 삼성 오픈소스전략가와 함께 사내 업무 도구, 인프라, 프로세스에 다른 오픈소스 회사에서 쓰이는 오픈소스 개발자를 위한 단초(bubble)를 심었다며 모든 게 다르지만, 회사의 나머지 조직과 통합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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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는 어떨까? 삼성전자 국내법인에서도 최근 오픈소스 커뮤니티와의 공조 체제를 갖추려는 분위기다. 지난 1일 열린 제6회 '공개SW개발자데이'행사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효건 삼성전자 SW센터 부사장은 올해부터 분주히 오픈소스(관련)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대학에서 오픈소스 미니콘서트를 열었고, 오픈소스과목을 개설했으며, 삼성내 오픈소스 리더의 국내 개발자 커뮤니티 참석을 독려, 대학 멘토링을 진행했다. 또 한국공개SW협회, 개방형SW교육센터(OLC)와 온라인 교육을 개발했고, 내년에는 삼성 이름을 건 오픈소스 분야 기여 활동을 더 확대할 방침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