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전자결제 시장, 中 공룡기업에 내주나?

알리페이 이어 텐센트 국내 진출 눈앞

일반입력 :2014/12/04 06:00    수정: 2014/12/04 14:31

국내 전자 결제 시장이 중국 기업들로부터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페이에 이어, 중국 공룡 IT 기업인 텐센트까지 국내 전자 금융 서비스 시장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텐센트는 하나은행과 금융사업 협력을 위한 사업 제휴를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 측은 텐센트와의 사업 제휴 추진을 위한 전담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양사의 구체적인 협력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하나은행과의 제휴를 기반으로 하나카드가 함께 참여하는 사업구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텐센트가 가진 온라인 결제와 송금, 에스크로 사업 등의 노하우를 활용해 국내 결제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텐센트는 결제 서비스인 ‘텐페이’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과 웹 메신저 ‘큐큐’를 통해 중국 모바일 결제 시장의 19%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한 상태다. 위챗의 가입자 수는 6억명에 이르며, 온라인 메신저 큐큐 또한 가입자가 8억명을 넘었다.

이번 하나은행과의 제휴에 앞서 텐센트는 지난 4월 다날과 손잡고 중국 소비자들이 국내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할 경우 텐페이를 통해 결제서비스를 제공키로 한 바 있다.

다음카카오·KG이니시스·LG유플러스 등 국내 기업들이 모바일 간편 결제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미 중국 등에서 경험을 쌓은 텐센트가 국내 결제 시장에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킬지 업계는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알리바바의 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 역시 이미 국내 400여개 쇼핑몰 사이트와 제휴를 맺고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국내 전자결제 시장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알리페이는 티머니와 손잡고 한국을 방문하는 600만 ‘요우커’들을 대상으로 선불형 카드를 판매하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져 중국 기업의 국내 결제 시장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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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IT 기업의 한국 시장 공략은 전방위로 일어나고 있다. 텐센트는 이미 다음카카오와 넷마블 등에 7천억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알리바바 역시 최근 나스닥 상장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국내 IT 기업의 투자나 인수제안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의 경우는 YG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협약을 맺는 등 엔터테인먼트 산업에도 손을 뻗은 상태다.

국내 IT업계 관계자는 “게임, 인터넷 산업 등 이미 여러 분야에서 중국 자본과 서비스에 의해 잠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는 국내 전자 결제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중국 기업들이 손을 뻗을 경우, 각종 규제로 발목이 묶인 국내 기업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