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는 너무 크고, 국산은 너무 작다"

일반입력 :2014/11/25 14:46

국내 중견기업, 특히 대기업 그룹사를 중심으로 탈SAP 바람이 불고 있다. SAP ERP로 발생하는 막대한 라이선스 비용과 운영 부담을 떨쳐내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국내 중견기업의 행보에 따른 수혜주는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 다이나믹스 AX ERP가 적절한 비용부담과 우수한 기능 등으로 선택의 여지없는 대안으로 꼽히는 탓이다.

한국의 MS 다이나믹스 ERP 파트너 중 하나인 메이븐코리아의 이혁재 대표는 “국내 그룹사들이 SAP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기고 있다”며 “고비용의 초기 시스템구축에 연간 수십억원의 유지보수 비용을 지불해야 할 뿐 아니라, 4~6명 가량의 운영인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인건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AP ERP 제품은 총망라된 기능 덕에 전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시스템의 복잡성 탓에 쉽게 습득하기 어렵다. IT개발, 운영조직이 SAP ERP를 활용하려면 널리 쓰이지 않는 아밥 같은 언어를 별도로 익혀야 한다. 중견급 기업에서 ERP를 습득하기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하고, 안정적인 유지보수를 위해 고급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이 택하는 방식은 SAP나 오라클을 그룹사에 유지하되, 관계사에 MS 다이나믹스 ERP AX를 구축하는 것이다. 그룹사의 ERP에서 회계, 내부거래, 재고관리 등만 연결하는 식이다.

이 같은 추세는 한구 외 지역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혁재 대표는 “해외는 SAP 에서 MS로 돌아서는 비율이 35%다”며 “우리나라도 3년전부터 MS 다이나믹스로 전환하는 방안을 문의하는 회사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화학기업인 S사의 그룹사는 대부분 SAP를 도입했으나 관계사는 MS ERP를 구축했다. 그룹의 기본적인 정책은 유지하면서 ▲표준 계정코드 체계 적용으로 그룹과 연결성 확보 ▲생산-물류-세무-원가-경영계획 부문간 연계성 강화 ▲상세한 원가 분석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해외 에어백 및 에어백 직물을 제조하는 G사는 H그룹사의 관계사로 중국 생산 법인에 MS ERP를 우선적으로 구축 완료하고 현재 멕시코, 미국 등 해외 생산 법인에 순차적으로 시스템을 적용 중이다. 이 회사는 MS ERP의 도입으로 ▲표준 기준정보 및 표준 프로세스 적용을 통한 관계사 통합 관리 ▲관계사 연결재무제표 도출 ▲관계사 간 내부주문거래 및 통합 재고 관리 등의 효과를 얻었다.

MS 다이나믹스 ERP는 선택과 집중을 한다. 5개 영역의 산업군만 지원한다. 리테일, 화학, 제약, 공공, 프로젝트 등이다. SAP가 한 시스템 안에 모든 걸 집어넣는 방식이라면, MS 다이나믹스 ERP는 플러그인 방식으로 기능을 확장한다.

이 대표는 “MS 다이나믹스는 사용자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고, SAP는 조직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며 “조직 중심이므로 프로세스로 풀게 되고, 시스템에 사람이 따라가는 형식을 취하게 되는데, 사람에 따라 업무가 달라지는 중견, 중소기업은 이런 SAP ERP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MS는 프로세스 구현이란 원칙과 맞지 않으니 대기업엔 맞지 않다”며 “기반이 아예 다른 만큼 투입비용이나 시스템 적용방법, 구축 기간 등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모든 기업을 만족하기보다 특정 산업영역에 초점을 두지만,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혜택이 강력해 보인다.

일단 MS SQL서버를 DB 엔진으로 쓰기 때문에 현재 국내 기업이 직면한 ERP와 DB 라이선스 이원화 문제를 해결한다. DB 단에서 ERP를 제어하거나, ERP에서 DB를 제어할 수 있다. MS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솔루션도 기본 엔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한, 개발도구를 MS 비주얼스튜디오로 통일할 수 있다. 비주얼스튜디오로 앱을 개발해 윈도스토어에 올려 직원에게 배포하면 된다. 앱 개발에 대한 비용이 없다.

그렇다면 국내의 ERP기업이 이 시장에 진입할 수는 없을까? 이혁재 대표는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국내 ERP 솔루션은 산업군별로 특화된 기능을 탄탄하게 구축, 제공하기 어렵다”며 “특히 중견기업들이 표준원가를 회계에 받아들였는데, 표준원가의 실제 개념을 지원하는 곳은 SAP와 MS뿐이라 대안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기업의 경우 월중 표준원가, 월말 실제원가를 표방하고 있는데 이를 지원하는 국내업체가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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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븐코리아는 지난 몇 년간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중견기업과 그룹사 영업을 시작한 건 얼마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올해까지 진행했던 오픈 세미나를 중견기업과 산업별 맞춤형 교육으로 바꿨다.

‘그룹사 ERP 담당자를 위한 MS 다이나믹스 ERP AX 교육’이다. 국내 그룹사의 ERP 담당자를 대상으로 시행되며 신청자가 원하는 커리큘럼으로 교육을 구성하고,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