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안 사?…위기의 팬택, 초절정 가격파괴

'베가 팝업 노트' 35만원…마케팅 비용 거의 다 빼

일반입력 :2014/11/20 12:02    수정: 2014/11/20 14:47

송주영 기자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팬택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초절정 가격 승부수를 띄웠다. 프리미엄 신제품 '베가 팝업 노트'의 출고가를 35만2천원에 책정한 것.

과거 70~80만원대에 해당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가히 파격적이다.

현재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서 전혀 마케팅을 할 수 없는 팬택으로서는 출고가에 반영되던 모든 마케팅 비용을 완전히 버리고 원가 수준에서 가격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팬택 관계자는 실제로 “원가 수준”이라고 이 가격을 설명했다.

특히 이 제품의 경우 중저가 사양이 아니라 프리미엄급이어서, 향후 얼마나 판매로 이어질 수 있을 지, 또 매각 입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제품은 2.3GHz 퀄컴 스냅드래곤800 프로세서, 2GB램, 3천220mAh 배터리, 1천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16GB 저장 공간에 풀HD IPS 화면까지 탑재됐다. 모뎀은 LTE-A다.

국내에서 SK텔레콤 전용 모델로 출시한다.

이 정도 사양의 경쟁사 제품은 70만~80만원대 출고가격을 유지한다. 팬택은 가격을 절반 이하로 낮췄다.

최신 스마트폰보다 출고가가 반 이상 낮고 여기에 공시지원금까지 더해지면 소비자들은 기존과 달리 프리미엄 제품을 20만원 이하의 파격적인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스마트폰 출고 가격은 부품원가, 조립비용, R&D 비용, 인건비, 마케팅비 등이 포함된다. 팬택 스마트폰 가격은 부품 원가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부품 원가만 250달러(한화 27만원) 전후로 추정되는 것이 통상이다.

팬택의 베가 팝업 노트 가격에는 장려금 등의 마케팅비용이 빠졌다. 현재 팬택의 자금상황대로라면 유통점에 지급할 장려금이 없기 때문이다. 마케팅비 항목에는 제조사가 지급하는 유통사 장려금 등도 들어있다. 팬택 관계자는 장려금 계획에 대해서는 “우리가 그럴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제조사 장려금은 없지만 이동통신사 법정 보조금은 받을 수 있다. 팬택은 장려금 지급이 어려운 상황이라 마케팅 없이 가격으로만 승부할 계획이다.

팬택은 5개월 가량을 이동통신사에 신규 물량을 지급하지 못하며 매출을 내지 못했다. 신규 매출은 없는데 부채 수준은 높아 자금압박이 심하다.

매출이 없다는 점은 매각에도 걸림돌이 돼 왔다. 팬택은 출고가를 낮춰서라도 매출 확대가 선결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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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가 팝업 노트도 원래 계획대로라면 상반기 내 출시됐어야 했다. 지난 5월 출시된 베가아이언2 이후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6개월만에 나온 신제품이다.

팬택 마케팅본부 박창진 부사장은 “베가 팝업 노트는 단통법 등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출고가를 파격적으로 낮췄다”며 “베가 팝업 노트는 통신비 부담으로 프리미엄 노트 스마트폰 사용을 꺼리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