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지난 2012년 신한은행과 손잡고 서비스를 개시한 선불형 전자화폐 서비스 ‘주머니(ZOOMONEY)’ 사업에서 철수한다.
주머니는 스마트폰에 현금을 충전해 현금처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휴대폰 번호 만으로 송금과 ATM에서 수수료 없이 출금이 가능한 서비스로 최근 다음카카오가 출시한 ‘뱅크월렛카카오’와 유사하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와 신한은행은 주머니 앱 서비스를 오는 28일자로 종료키로 하고, 이용자들에게 남아 있는 잔액에 대한 환불처리를 진행 중이다.
현재 KT의 홈페이지에는 “제휴사와의 계약종료로 인해 2014년 11월28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며 “주머니 계좌에 남아있는 잔액은 계좌 보내기를 통해 환불이 가능하고 1만원 단위로 신한은행 ATM에서 출금하거나 소액인 경우 사랑의 열매 단체에 기부도 가능하다”고 공지하고 있다.
또 KT는 내달 18일 이후에는 zoomoney.olleh.com에서 환불 메뉴를 구성해 환불 절차를 추가 진행한다는 계획이다.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제휴사와의 계약종료가 이뤄졌고 향후 금융 관련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과정에 있다”며 “아직까지 구체적 방향을 결정되지 않았지만 또 다른 형태의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서비스 중단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KT가 ‘스마트폰 현금지갑 애플리케이션’이라며 앱 결제 시장에 야심차게 내놓은 주머니 사업을 철수하게 된 데는, 다음카카오가 출시한 ‘뱅크월렛카카오’가 직격탄이 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KT는 주머니를 출시하며 모바일 교통카드인 캐시비나 티머니를 수수료 없이 간편하게 충전할 수 있으며, 온‧오프라인 제휴 가맹점 결제나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주머니로 결제할 경우 5%의 캐시백까지 받을 수 있다며 그동안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
하지만 금융권에서 신한은행 한 곳과 제휴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고, 여기에 지난 11일 3천700만명이라는 이용자를 지닌 다음카카오가 시중 16개 은행과 공동으로 뱅크월렛카카오를 내놓으면서 사실상 사업을 존속시키기 어려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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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월렛카카오는 주머니와 같은 충전형 선불카드임에도 자체 뱅크머니를 이용해 16개 은행에서 발급하는 모든 현금카드를 동록, 송금과 ATM 사용을 할 수 있다. 또 온‧오프라인 가맹점 결제 역시 가능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시장점유율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주머니는 통신업계 표현으로 뱅크월렛카카오 커버리지의 16분의 1밖에 되지 않는 것”이라며 “이러한 경쟁력을 갖고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