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까지 나섰지만…美 망중립성, 아직 험난

망사업자 소송 때문…FCC, 준비작업 만만찮을 듯

'망중립성 원칙' 옹호자들이 강력한 원군을 얻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여차하면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반대 세력의 힘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각)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ISP)를 통신법 706조의 타이틀2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찬성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타이틀2로 분류될 경우 유선통신사업자에 준하는 강력한 규제를 받게 된다. 사실상 망중립성을 둘러싼 공방 자체가 필요 없게 된다.

이에 따라 톰 휠러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든든한 후원자를 얻게 됐다. 톰 휠러 위원장은 최근 ISP를 소매와 백본사업자로 나눈 뒤 백본 사업자를 타이틀2로 재분류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선언에도 불구하고 망중립성 공방은 쉽게 끝나긴 힘들 전망이다. 버라이즌을 비롯한 통신사업자들이 소송을 해 올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ISP를 타이틀2로 분류할 경우 FCC는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되겠지만 버라이즌을 비롯한 핵심사업자들과 험난한 법정 공방을 벌여야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CC는 이미 한 차례 쓴 맛을 본 경험이 있다. 지난 2010년 오픈인터넷 규칙을 발표한 뒤 곧바로 버라이즌으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 결국 지난 1월 항소법원에서 패소하면서 새로운 망중립성 규칙 마련을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FCC 관계자들도 이런 부분을 잘 의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예상되는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선 좀 더 정교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FCC의 입장이다. 망중립성 공방이 해를 넘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톰 휠러 위원장은 당초 망 사업자를 느슨하게 규제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부 ISP를 타이틀2로 재분류한 뒤 강력한 규제를 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톰 휠러가 입장을 바꾼 것은 방치할 경우 ISP들이 일부 웹 사이트를 부당하게 차단하거나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FCC가 재분류하는 순간 곧바로 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FCC 관계자 역시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소송을 당할 것이기 때문에 법률적인 기반을 든든히 하길 원한다면서 FCC는 법적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결국 이런 준비 작업을 하기 위해선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망중립성 원칙 확정안이 나오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