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모바일 앱 SI시장 태풍 될까

크리스 토나스 부사장 "모바일 시대에 부가가치 창출 고민하라"

일반입력 :2014/11/10 16:06

이제 업무용 앱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 이용하길 바라는 기업 사용자가 늘고 있다. 이에 발 맞춰 글로벌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제공업체의 모바일 시장에 대한 대응도 활발해졌다.

기업용 모바일 앱 시장은 일반 소비자 시장과 다른 경향을 보인다. 업무용 앱은 IT솔루션 회사에서 제공한 SW 그대로 사용되지 않고, 비즈니스 특성과 프로세스에 맞게 최적화 혹은 맞춤화된다. 기본 틀은 IT솔루션 회사의 제품이지만, 수 많은 기능이 별도로 개발돼 추가된다.

때문에 현재 쓰이는 기업 내 업무용 앱을 모바일 기기로 옮기는 작업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모바일 앱 개발도 그만한 노력과 투자를 들여야 한다. 이렇게 업무용 모바일 앱 개발 분야에도 종전과 같은 양상의 시스템통합(SI) 시장이 형성된다.

그러나 오라클, SAP, IBM 같은 글로벌 IT솔루션 업체는 업무용 모바일 앱 개발에서 기존 시장과 정반대되는 방향을 유도하고 있다. 모든 운영체제(OS)와 디바이스를 지원하는 모바일 앱 코딩을 최소화하면서 쉽게 만들 수 있는 개발 플랫폼이다. 대규모 투자와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형성된 SI 시장에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카운터펀치다.

크리스 토나스 오라클 모빌리티 및 개발툴 담당 부사장은 “오라클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모든 환경을 지원하는 완벽한 모바일 플랫폼을 가졌으며, 새롭고 뛰어난 UI 디자인과 백엔드를 위한 클라우드의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상용 앱을 구입해 커스터마이즈하거나, 전혀 새로운 앱을 만들 때도 동일한 통합 플랫폼을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오라클은 피플소프트, 시벨, JD에드워즈, E비즈니스스위트 등을 비롯한 자사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제품군을 모두 모바일 환경으로도 내놨다. 이와 별개로 기업에서 별도의 업무용 모바일 앱을 개발할 수 있는 ▲오라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레임워크(MAF)’를 제공한다. 여기에 모바일 앱의 보안성 확보를 위한 ▲오라클 모바일 시큐리티와 서비스형 백엔드(BaaS)로 ▲오라클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묶어 오라클 모바일 솔루션이라 통칭한다.

크리스 토나스 부사장은 “오라클 MAF는 자바뿐 아니라 MS 닷넷도 지원하며, 오라클 앱 외에도 SAP 패키지앱과 오라클 클라우드 솔루션, 세일즈포스, 아이클라우드 등을 모두 쓸 수 있게 해준다”며 “개발자는 REST API 카탈로그와 세련된 UI 프레임워크, 클라우드 기반 백엔드 서비스를 통해 여러 플랫폼과 다양한 폼팩터의 디바이스를 지원하는 모바일 앱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라클 MAF는 단일소스와 크로스 플랫폼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모바일 앱은 자바나 닷넷 상의 ‘컨테이너’에 만들어지고, iOS나 안드로이드, 윈도폰, 블랙베리 등 어떤 OS에서도 별도의 코드 재생성 없이 작동한다. 앱에 쓰이는 각종 데이터베이스는 API로 기업 내부 혹은 기기 내부의 정보를 끌어온다.

통합개발환경(IDE)은 제이디벨로퍼(JDeveloper)나 이클립스 중에서 선택해 활용할 수 있다.

UI는 오라클이 만들어놓은 다양한 템플릿을 활용한다. 오라클 알타(ALTA)라 불리는 UI 프레임워크는 다양한 스타일 시트와 패턴을 제공하고, 사전정의된 화면 크기, 해상도 등에 대한 정보를 개발자가 선택만 하면 된다.

토나스 부사장은 “여러 채널의 디바이스를 지원하려면 UI 자체가 중요해진다”며 “알타 UI를 통해 어떤 모바일 디바이스를 쓰든 동일한 룩앤필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 팀을 이끌면서 힘들었던 부분이 여러 개 디바이스를 지원해야 하는 부분이었다”며 “고객의 눈높이가 상당히 끌리는 앱을 경험하기 때문에 화려하면서 동시에 여러 디바이스를 다 아우르는 패밀리룩을 가진 UI프레임워크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MAF와 알타UI는 상용 제품이 아니다. 오라클 고객사나 파트너사가 아니라도 모바일 앱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데이터 암호화와 사용자 인증, 간단한 기기 관리 기능 등을 제공할 땐 오라클 모바일 시큐리티를 연동하면 된다.

오라클 모바일 클라우드는 푸시 같은 메시지 알림, 데이터베이스 동기화, 검색, 온프레미스 시스템 연동, 모니터링, 앱스토어 배포 및 업데이트, 수명주기 관리, 분석 등을 제공한다. 앱 개발자가 서버 단에 대한 구체적 지식 없이 API 연결로 백엔드 시스템을 꾸릴 수 있다.

토나스 부사장은 “MAF와 모바일 시큐리티, 모바일 클라우드 등 세 요소는 같이 잘 쓰이게 통합돼 있지만, 한두가지만 골라서 활용할 수도 있다”며 “오라클의 애플리케이션 팀도 세 요소를 동일하게 활용해 상용제품을 개발하므로, 고객도 동일한 요소를 활용해 오라클 상용 앱을 커스터마이징하는 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오라클이 강조하는 또 다른 부분은 앱 모니터링과 분석이다. 모바일 앱이 어떤 상태로 운영되고 활용되는지 운영자가 언제든 분석해 확인할 수 있다.

그는 “고객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의 고객은 백엔드 개발자를 내부에 두고, UI나 모바일 프론트엔드 개발은 SI나 외주를 활용한다”며 “그러나 이를 스폰서 하는 기업 입장에서 모바일에 투자했을 때 해당 모바일 앱이 얼마나 잘 쓰이고, 새 기능의 ROI가 얼마인지 분석 정보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바일 앱 운영자가 스폰서를 유지하고, CEO에게 예산을 계속 받으려면 분석 정보가 정확하게 제공돼야 모바일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며 “그래서 분석 기능을 빌트인시켜, 원하는 정보를 분석할 수 있도록 애널리틱스 프레임워크를 같이 심어놨다”고 덧붙였다.

모바일 앱을 웹브라우저 상에서 개발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라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액셀러레이터(MAX)’는 최소한의 코딩으로 클릭과 옵션 선택 등의 방법으로 간편하게 모바일 앱을 만들 수 있게 해준다.

그는 “오라클MAX의 개발 방식은 클릭과 선택지를 고르는 형태로 마치 파워포인트를 만드는 형식과 같다”며 “레이아웃을 고르고 콤포넌트를 끌어와 UI를 구성, 바로 배포 할 수 있어서 프로토토타입을 잠시 만들거나, 단순하지만 특정 기능을 꼭 필요로 하는 고객이 쉽게 만들고, 빨리 업데이트할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오라클의 모바일 솔루션 구성요소는 최근의 개발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만 해도 MS, 구글, IBM, 심지어 애플까지 개발자를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사전정의된 UI 프레임워크로 사용자경험(UX)를 통일하고, 세부방법은 달라도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하려는 추세도 동일하다.

오라클은 기존 업무용 앱의 모바일 이식이란 측면에 더 초점을 맞췄다. 이미 활용하던 데스크톱 앱은 일부 기능만 떼어내거나, 알타UI를 활용해 모바일 앱으로 변경한다. 어차피 주요 업무용 데이터는 기기에 저장하지 않는다는 걸 상정해, API와 네트워크 통신으로 데이터를 끌어와 활용한다. 복잡한 앱 설계와 코딩이 필요없어진다.

이는 자칫 SI 시장의 가치를 떨어뜨릴 소지를 갖는다. 개발이 너무 쉬워지면, 굳이 대형 IT프로젝트를 벌이지 않고 기업 내부 개발자 혹은 운영자를 활용해 모바일 앱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에 한해선 SI 사업의 규모 축소나, 소멸까지 추측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토나스 부사장은 “오라클의 전략은 현장의 SI가 축적해온 기술과 경험치를 무시하는 게 아니라, 그들의 기술을 충분히 존중한다”며 “오라클의 API 대신 SI 측에서 보유한 특별한 기술을 충분히 활용하거나, 백엔드만 오라클을 사용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어떤 형태로든 SI와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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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모바일 앱을 도입할 때 데스크톱 앱의 기능을 모바일로 옮기는 걸 모바일 전략이라 하기 힘들다”며 “모바일 쪽으로 특정 기능을 노출함으로써 어떻게 세일즈 방식을 바꿀 수 있을지, 일하는 방식을 바뀔 수 있을지 새 패러다임으로 고민하면서 모바일 앱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라클이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모바일 개발 플랫폼을 제공할 테니, IT가 모바일 시대의 비즈니스를 주도할 지 고민하는데 더 집중하라는 메시지다. SI와 개발자가 요구사항 구현을 넘어 비즈니스에 대한 부가가치를 추가하라는 말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