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34요금제(3만4천원)를 쓰고 있는 사용자가 카카오톡이 제공하는 보이스톡이나 라인의 무료통화, 마이피플을 사용할 경우 사실상 통화하기가 쉽지 않다. 스카이프나 구글 행아웃 등도 마찬가지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일까.
이동통신사들이 기술적으로 사용자들 간에 오가는 트래픽을 분석해 음성으로 분류될 경우 송수신되는 데이터(패킷) 일부를 의도적으로 전송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6일 서울 양재교육문화회관에서 개최된 국제해킹컨퍼런스 'POC2014'에서 국내 네트워크 보안 전문가인 길길(gilgil)은 이통사 mVoIP(모바일인터넷전화) 서비스 차단을 우회할 수 있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이통사들은 mVoIP를 차단하기 위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사업자의 관련 IP나 포트주소를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라인, 마이피플은 이러한 방법을 통해 아예 전화자체를 못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완전히 막는 것은 아니고, mVoIP를 지원하지 않는 저가 요금제를 쓰거나 mVoIP에 배정된 데이터를 모두 소진했을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보이스톡처럼 암호화통신(SSL)을 통해 트래픽을 송수신할 경우 이것이 음성인지 일반 데이터인지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보이스톡에 대해서는 통화품질을 떨어뜨리는 방법을 사용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행아웃, 스카이프 등도 이러한 방법으로 통화를 제한한다.
예를 들어 100이라는 데이터가 전송돼야 한다고 하면 이중 10%~15%만큼의 데이터만 전송하지 않아도 mVoIP를 통한 대화가 불가능해진다. '안녕하세요'가 '안하세요'로 들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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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정부는 '합리적 트래픽 관리기준'을 통해 보이스톡처럼 스마트폰을 활용한 인터넷 전화(mVoIP)를 허용했지만 사용자가 쓰고 있는 요금제가 허용하는 기준 이상으로 mVoIP를 사용했을 경우 이용량을 제한할 수 있게 했다.
mVoIP에 대한 이통사의 방침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이미 망내, 망외 무료통화가 제공되는 상황에서 mVoIP를 제한할 필요가 있냐는 의문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