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한 방울로 치매 진단 가능해진다

단백질 혈액 속 농도로 질병 진단 연관성 밝혀

일반입력 :2014/11/06 12:00    수정: 2014/11/06 14:44

50세 이후 발병율이 증가하는 대표적 노화 질병인 알츠하이머 치매를 혈액으로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가 혈액으로 이동이 가능해 혈액검사로 검출할 수 있다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병원과 기업의 중개연구와 임상실험을 통해 기술이 상용화되면 병원에서 쉽고 빠르게 치매를 진단할 수 있어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이병권) 뇌과학 연구소 김영수 박사팀은 베타아밀로이드가 특이하게 LRP1 이라는 단백질을 통해 뇌에서 혈액으로 이동하는 것에 주목하고, 이를 통해 혈액으로 치매를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혈액 내 베타아밀로이드의 존재여부는 국제적으로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뇌에서의 베타아밀로이드가 증가하는 것이 LRP1을 통해 혈액에서 농도 변화로 반영될 수 있는지 불분명해 혈액 진단은 그동안 논쟁이 돼 왔다.연구팀은 생쥐의 뇌에 베타아밀로이드를 다양한 분량으로 넣어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켰다. 그 후 혈액을 뽑아 베타아밀로이드의 양을 분석했고 뇌 안의 베타아밀로이드 농도가 올라가면 혈액 속의 베타아밀로이드도 비례해 높아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혈액 속 베타아밀로이드의 바이오마커 역할에 대해 가능성으로만 제기되었던 주장을 과학적으로 연관성을 밝힌 것이다.

혈액을 사용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 되면 병이 중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최대한 지연시킬 수 있고, 환자군 분류를 가능하게 해 치료 신약 개발연구에 기여할 수 있다. 또 혈액을 사용할 경우 쉽고 편리하게 의료 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상용화 될 경우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는 장점을 지닌다.

그러나 베타아밀로이드는 혈중에서 극소량만 존재해 현재 병원에서 쓰고 있는 장비로는 분석이 불가능하다. KIST 개방형 연구사업단(단장 김태송)은 매우 적은 양의 베타아밀로이드를 정밀 분석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 중이다. 또한 국내외 병원, 대학, 기업체와 힘을 합쳐 융합 연구를 계속 진행해 최종적으로 혈액을 활용한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위한 ‘나노바이오 센서 시스템’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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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혈액이라는 쉬운 방법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할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21세기 사회 문제의 극복으로 치매 환자수 감소 및 직간접 의료비 절감을 통하여 우리 사회를 더욱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IST 개방형 연구사업 알츠하이머 치매 혈액 진단 시스템 개발과제로 지원됐으며, 연구 결과는 ‘Scientific Reports’ 10월호에 ‘Correlations of amyloid-β concentrations between CSF and plasma in acute Alzheimer mouse model’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