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T가 LTE 데이터를 쿠폰으로 구입해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 내놓았는데, 이것이 향후 ‘음성과 데이터’의 분리 요금제가 나오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됩니다.
KT는 지난 3일 LTE 데이터를 추가 구입해 사용하거나 지인에게 선물할 수 있는 ‘올레 LTE 데이터쿠폰’ 5종을 출시했습니다. 100MB, 500MB, 1GB, 2GB, 5GB 등 5가지이며 등록일로부터 1년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서비스의 주목적은 ‘데이터 선물하기’입니다. 충전도 가능하지만 KT는 이미 지난 3월 ‘LTE 충전데이터’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습니다(데이터충전 서비스는 500MB, 1GB, 2GB 등 3가지이며 충전한 달에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또 쿠폰서비스가 10% 저렴해 출시된 지 약 6개월 만에 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히 선물하기 기능이 추가된 데이터 쿠폰 서비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첫 째 데이터를 손쉽게 구매하도록 한 소비패턴 변화가 향후 소비자들로 하여금 음성과 데이터의 분리 요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사업자들이 현재 데이터의 요금을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충분히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이통3사는 음성, 문자, 데이터를 묶어 정액요금제 위주로 판매해 왔습니다. 이유는 줄어드는 음성과 문자의 수익을 데이터에서 보존하기 위해 이 같은 요금제를 출시해왔습니다. 때문에 LTE 요금제에는 음성만, 혹은 데이터만(음성은 쓴 만큼만 요금이 부과되는) 쓸 수 있는 상품이 없습니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사업자들이 만들어 놓은 복잡한 정액요금제에 가입하다보니 음성이나 문자, 데이터를 다 쓰지 못하는 통신 과소비를 하거나, 어느 한 쪽만 부족한 일을 흔히 겪습니다. 하지만 음성과 데이터를 따로 따로 구매해 쓸 수 있다면 이 같은 경우를 피할 수도 있고 통신요금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일례로, 데이터 사용량이 많지 않은 이용자가 과거 2G처럼 LTE 표준요금제로 음성은 쓴 만큼만 요금을 내고, 데이터는 유효기간 1년짜리 쿠폰을 구매해 사용한다면 통신요금을 낮출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 정부는 이통사가 음성과 데이터를 분리해 판매한다면 통신비를 인하하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데이터 쿠폰과 같은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음성과 데이터를 분리해 판매하라는 소비자의 요구가 커질 개연성도 있고, 향후 통신 이용패턴을 변화시킬 촉매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는 KT의 데이터쿠폰 서비스 요금제를 살펴보면 100MB와 5GB 상품의 데이터 요율이 약 2.7배 정도 차이가 난다는 사실입니다. 5GB 상품이 1MB당 6.6원인 반면, 100MB는 18원입니다. 비싼 상품에 할인율을 크게 적용한 것이겠지만 3배 가까운 차이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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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LTE 정액요금제의 데이터 표준 요율이 100MB 상품인 1MB당 18원보다 비싼 1MB당 20.48원이라는 사실입니다. ‘음성+문자+데이터’를 묶어 소위 패키지로 구매하는 것보다 데이터를 따로 구매해 사는 것이 비싸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5GB 요금제를 쓰는 소비자는 데이터를 쿠폰으로 구매할 때보다 3배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특히 소비자 상당수가 모바일 메신저 등을 이용해 음성과 문자가 남아도는 상황에서 데이터마저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쿠폰 요금제가 향후 음성과 데이터를 분리하라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거세지는 촉매가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