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이 한국서 아이폰6를 사가는 이유

세금 환급 + 출고가 차액 = 14만원 이익

지난달 31일 새벽. 애플 제품 전문매장인 명동 프리스비 앞 아이폰6 구매 인파 속에서 중국어가 들려온다. 아직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열지 않았고 관광객들이 다닐 시간도 아니지만 중국인 관광객 여럿이 아이폰6를 사기 위해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끼어 줄을 서 있다.

이들을 이곳으로 이끈 것은 바로 ‘세금 환급’ 혜택과 ‘낮은 출고가’는 물론 ‘믿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세금 환급 혜택은 국내 구매자들이 이미 일본이나 호주 등에서 이용해오던 구매패턴이기도 하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등 애플 아이폰 신제품이 국내 출시되면서 외국인 단기 관광객들도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 대열에 합류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중국은 이미 한국보다 일주일 앞서 아이폰 신제품이 공식 발매됐는데도 이들은 왜 한국에서 아이폰을 사려는 걸까.

■'세금 환급+출고가 차액' 중국보다 14만원 싸다국내 아이폰 신제품 공식 출시일이었던 지난달 31일 서울 주요 애플 리셀러 매장에는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언락 제품을 구매하기 위한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이 타국에 와서 밤새 줄을 서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세금 환급(Tax Refund) 제도 때문이다. 이 제도는 외국인의 국내 쇼핑을 활성화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일정 금액 이상 구매 건에 대해 물건 값에 포함된 부가가치세 등 세금 일부를 사후에 돌려주는 제도다.

이러한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사후 면세점으로 등록을 해야 하며, 글로벌택스프리와 같은 사후 세금 환급 대행업체에 가맹된 매장에서만 해당 혜택을 적용 받을 수 있다. 국내의 경우 3만원 이상 구매할 경우 5~8%의 세금을 환급 받을 수 있다.

아이폰 신제품의 경우 고가 제품이어서 돌려 받을 수 있는 세금 액수가 적지 않다. 프리스비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에서 외국인이 아이폰6 신제품을 구매할 경우 환급 받을 수 있는 금액은 구매가의 7%에 해당한다.

게다가 국내 출고가는 중국 보다 더 저렴하다는 점도 이점이다. 아이폰6 16GB 언락 제품의 경우 중국에서는 5천288위안(약 93만2천원)인데 비해 한국에서는 85만원이다. 아이폰6 플러스 16GB의 경우에도 중국에서는 6천88위안(약 107만3천원)인데 비해 한국에서는 98만원으로 10만원 가량 저렴하다.

프리스비 관계자는 출고가 차액과 세금 환급 등을 합쳐 평균적으로 약 14만원 가량을 절약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찾아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한국 사용자들도 일본에서 이렇게 사왔다

이러한 구매 양태는 국내 소비자들도 해외에서 이용해 온 부분이다. 특히 1차 출시국에 항상 포함되고, 출고가도 국내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일본이 주로 대상이 된다.

다른 곳에 비해 거리도 가깝고 교류도 잦아 본인이 직접, 혹은 귀국하는 지인들을 통해 세금 환급 혜택을 받아 구매해왔다. 일본에서의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16GB 언락 제품 출고가는 각각 6만7천800엔(약 64만4천원)과 7만9천800엔(약 75만8천원)으로 국내보다 더 저렴하다.

일본 정부가 올 4월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상향하면서 세금 환급 혜택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소식에 관련 커뮤니티가 들썩이기도 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