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천하', 토종 업체들 승부수는?

판도라TV·아프리카TV·곰TV 신규 서비스 및 제휴 활발

일반입력 :2014/10/31 14:56

유튜브가 국내 동영상 시장을 독과점하면서 국내 인터넷TV 업체들이 생존을 건 모험에 나서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역차별 규제 등으로 수세에 몰린 국내 인터넷TV 사업자들이 최근 들어 신규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내놓고 글로벌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자는 판도라TV·아프리카TV·곰TV 등이다.

■판도라TV “1인 미디어·창작자 끌어안자”

먼저 판도라TV는 김경익 의장이 경영에 복귀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이달 중순 노바토를 100% 주식교환방식으로 인수 합병, 모바일 메시지 시장 진출 소식을 알렸다. 그룹 메신저 ‘잼’을 개발한 노바토의 기술력과 서비스 경험을 살려 판도라TV의 소셜 커뮤니케이션 부문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에서 이뤄진 인수합병이다.

또 판도라TV는 4K(UHD) 동영상 서비스를 지난 20일 정식 오픈, 고화질 영상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나아가 언론사와 공동으로 4K 연예 콘텐츠 제작도 진행할 예정이다.

판도라TV는 사용자들에게 4K 영상을 TV와 연동해 고품질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을, 산업계에는 4K 촬영 지원 디바이스의 성장과 영상 서비스의 대중화에 도움을 준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판도라TV는 1인 미디어의 증가에 발맞춰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아이앱’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이앱은 개인의 전용 동영상 앱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로, 간단한 입력 절차만 거치면 단 몇 시간 만에 나만의 동영상 콘텐츠가 담긴 앱이 구글 마켓에 등록된다.

창작자는 등록 수수료 없이 광고로 발생하는 매출을 판도라TV와 나눠 갖게 되며, 팬들로부터 후원도 받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또 해당 앱을 설치한 이용자들에게 푸시 알림을 보내 동영상 업로드 소식과, 기타 공지사항도 전달할 수 있다.

이 밖에 판도라TV는 내달 중 글로벌 동영상 플레이어인 KMP의 새로운 동영상 공유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KMP는 230여개국, 36개 언어, 3억 명이 이용하는 서비스로 여러 콘텐츠 판매와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아프리카TV “스포츠 시청자 품자”

아프리카TV는 인기 BJ들의 개인방송 서비스를 이어가면서 인기 방송과의 콘텐츠 제휴, 스포츠 경기 중계권을 따내며 폭넓은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함께보는 TV’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KBS1·KBS2·Jtbc·채널A·EBS 등 주요 지상파 및 종편 채널들의 실시간 방송과 다시보기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했다. 각 채널의 방송을 다른 이용자와 함께 즐기면서 실시간으로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함께보는 TV의 강점이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TV는 스포츠 전문 인터넷TV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달 실시한 인천아시안게임 생중계뿐 아니라 NBA·EPL 등 다양한 스포츠 중계를 하고 있기 때문.

아프리카TV는 지난 8월에 시작해 내년 5월에 끝나는 EPL을 모바일 앱과 PC를 통해 생중계 하고 있다. 경기 종료 후 다시보기와 하이라이트 등 다양한 동영상 서비스와 순위 정보 등도 확인이 가능하다.

또 이 회사는 내년 4월까지 진행되는 2014-2015 미국프로농구인 NBA 경기를 온라인에서 단독 생중계 하고 있다. 전 경기 모두 HD 고화질로 제공하며, NBA 팟캐스트로 유명한 ‘파울아웃’이 흥미 넘치는 중계를 진행한다.

아울러 아프리카TV는 다음 달 3일까지 제주에서 개최되는 ‘제95회 전국체육대회’를 생중계 하는 등 국내·외 스포츠 경기와 대회의 중계권을 따내는 모습이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TV는 구글 크롬캐스트를 통해 아프리카TV 방송을 시청할 수 있도록 구글과 제휴를 맺은 바 있다. 이로써 구글 크롬캐스트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에서 검색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큰 TV화면으로 즐길 수 있다.

■그래택 “다양한 장르, 더 많은 볼거리로 승부”

그래텍은 OTT(Over the Top) 서비스 플랫폼인 곰TV를 통해 영화·방송·애니메이션·외화·웹드라마·게임 등 다양한 방송 콘텐츠를 늘리며 이용자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특히 곰TV만의 노하우가 담긴 ‘곰TV 무료관’을 운영해 시청자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그래텍은 스마트기기를 통한 영상 시청이 늘면서 VOD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점에 착안, 다양한 VOD 콘텐츠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 그 동안 대작 영화에 편중됐던 콘텐츠 소비 패턴이, 현재는 짧은 분량의 VOD 콘텐츠 소비가 훨씬 더 많이 이뤄지고 중요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곰TV는 올 상반기 유료로 판매된 전체 VOD 콘텐츠 숫자가 작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일본 애니메이션 등 애니메이션 장르의 경우 유료 매출이 작년 하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30% 이상 성장했고, 10~15분 내외의 짧은 분량으로 제작되는 웹드라마의 인기도 높아지는 추세여서 관련 콘텐츠 확보에 더욱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그래텍은 e스포츠 및 게임 영상 콘텐츠 서비스인 ‘곰eXP’를 통해 게임 방송에 대한 사업도 적극 벌이고 있다. e스포츠 중계 매체가 기존 케이블 TV에서 뉴미디어로 중심축이 이동했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조사업체 IHS 에 따르면 전세계 게임 이용자들의 e스포츠 시합 총 시청시간은 지난해 24억 시간으로, 2018년에는 총 66억 시간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또 게임대회 중계채널인 트위치 이용자들의 체류시간이 유튜브에 10배(트위치 일 평균 106분·유튜브 11분)에 달하는 만큼 앞으로도 인기 있는 e스포츠 대회를 유치하고, 중계 방송한다는 것이 그래텍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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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그래텍은 한류 콘텐츠를 해외에 공급하는 창구 역할 등 추후에는 양질의 콘텐츠들을 글로벌 시장에서 직접 판매하고 소개하는 방식의 사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인터넷TV 업계 한 관계자는 “유튜브 등 외산 플랫폼에 밀려 국내 인터넷 동영상 사업자들이 큰 피해를 본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의 역차별 문제도 여전히 사업에 큰 지장을 주는 가운데서도 모바일 플랫폼 시대에 맞춰 개인화 되고 빠르게 소비되는 콘텐츠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을 세워 대다수 인터넷TV 사업자들이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