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삼성 전자계열사, 거래선 다변화 추진

일반입력 :2014/10/30 18:54

송주영 기자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까지 3분기 실적이 줄줄이 하락했다. 삼성그룹의 전자계열사 실적이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도가 심하다는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하락하자 다른 부품 계열사에도 그 영향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삼성그룹 전자계열 부품 중에서는 삼성전자 메모리만이 유일하게 부진한 스마트폰 실적 영향을 받지 않았다. 시장 1위로 확고하게 자리 잡아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전자계열사는 3분기까지 부진했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반등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내년 초까지는 실적 개선이 어려울 전망이지만 부품 계열사는 거래선을 확대하고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해 변화된 시장에 대응할 방침이다.

■삼성 전자계열 4개사 실적 하락

30일 삼성전자는 IM부문 3분기 매출이 24조5천800억원, 영업이익 1조7천5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4%, 영업이익은 60.4% 하락했다. 전년동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32%, 영업이익은 73.8% 급감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 전무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스마트폰은 중국, 유럽 중심으로 중저가 모델의 유통 재고가 증가했다”며 “중국은 하반기 4G LTE 확산을 앞두고 3G 수요가 약화되고 업체간의 경쟁심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부품 계열사도 영향을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600억원 흑자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매출은 전분기, 전년동기 대비 각각 1%, 22%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전분기 대비 72%, 전년동기대비 93% 급감했다.

LCD패널은 그래도 실적이 괜찮았지만 OLED패널 사업이 문제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OLED를 공급하고 있다. 스마트폰 부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사업구조다.

모바일용 기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도 3분기 69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7%, 전년동기 대비 19% 감소한 1조7천217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기는 플래그십 모델의 수요 감소, 경쟁심화에 따른 판가인하, 환율 영향 등이 더해져 경영지표들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의 OMS(카메라모듈·모터)부문은 갤럭시S5 실적 부진으로 수요가 감소하며 전분기 대비 12% 감소했다. 매출은 5천36억원에 그쳤다.

삼성SDI도 실적이 둔화됐다. 3분기 삼성SDI는 IT 시장의 수요 둔화로 전분기(합병 전 에너지솔루션부문과 소재부문의 단순 합산 기준) 대비 매출은 전분기 대비 0.2% 하락한 42억원, 영업이익은 45.8% 감소한 22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실적 부진의 이유로 IT 시장의 수요 둔화를 꼽았다.

■거래선 다변화…내년 좋아질 것

삼성그룹 전자부품 계열사는 3분기까지 실적이 하락했지만 빠르면 연말, 내년 초부터는 실적 개선을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추진했던 제품, 거래선 다변화 전략이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삼성전자만 바라보는 '천수답 경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전략 수정도 분주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3분기 부진했던 AMOLED에서는 플래그십에 집중됐던 전략을 중저가 보급형으로 확대한다. 거래선도 늘릴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보급형 제품을 겨냥한 연구개발도 돼 있고 공정도 혁신해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삼성전자 전략폰에 들어가는 QHD 뿐만 아니라 보급형 HD, 풀HD, qHD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AMOLED 시장에서도 델, 오포 등 태블릿, 스마트폰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거래선 다각화에 나섰다. 연초부터 거래선 다변화에 나서 내년부터는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기도 중화권 시장을 겨냥하며 거래선 다변화로 4분기 흑자전환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기 매출의 절반은 삼성전자에서 나오고 있지만 최근에는 중화권 업체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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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10% 초반대에 머물던 중화권 매출 비중은 3분기 15%까지 확대됐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스마트폰용 부품은 카메라 모듈, 기판, MLCC 수동조사를 공급하고 있는데 모두 중화권 시장에 공급중”이라며 “매출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도 자동차, 모바일 시장에서 신규 고객을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4분기는 수요가 둔화되는 계절적인 비수기이지만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시장, 중국 모바일 시장 등 신규시장을 확대하는 한편 차별화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선해 수익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