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달앱 업계 2위 ‘요기요’의 모회사인 독일 온라인업체 ‘딜리버리히어로’가 국내 동종업계 3위인 ‘배달통’에 투자 협상 논의를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독일계 기업이 국내 배달앱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나서면서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투자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간 거래액 1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배달앱 시장에 적지 않은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달통은 딜리버리히어로 측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위한 막판 협상을 진행중이다. 배달통 측은 구체적인 투자금액과 양사가 협의한 협력안을 11월 중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배달통은 국내 배달앱 업계 3위로,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보다 앞선 지난 2010년 4월부터 배달앱 서비스를 시작했다. 배달통이 거둔 매출은 80억~100억원이며,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25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에 나서고 있는 딜리버리히어로는 독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글로벌 배달음식 주문 업체다. 한국을 비롯해 독일·영국·호주·멕시코 등 14개국에서 온라인과 모바일 배달음식 주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한국지사인 요기요(알지피코리아)에 초기 자본금으로 30억원을 투자했으며, 총 4번에 걸쳐 255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요기요는 튼튼한 실탄을 기반으로 TV 광고 등 대규모 마케팅을 통해 빅3 중 가장 후발주자임에도 단숨에 업계 2위로 뛰어올랐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요기요에 이어 배달통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국내 배달앱 시장이 이미 연간 거래액 규모로 1조원을 넘어섰고, 배달음식 시장이 10조원을 넘는 등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히어로 대표는 지난 9월 배달통을 찾아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배달통 앱은 올 9월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 1000만, 등록된 배달업체 수만도 20만개에 달한다. 이 회사는 딜리버리히어로의 투자 유치를 통해 선진화된 경영과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글로벌 진출까지 꾀한다는 계획이다.
배달통 관계자는 “현재 딜리버리히어로 등과 투자 유치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이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협력 방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11월 정도면 관련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요기요에 이어 배달통을 품을 경우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달의민족 vs 딜리버리히어로' 양강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오픈마켓·소셜커머스 업계가 커온 방식대로 외국계 회사들이 들어와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주도권 다툼을 벌이면서 출혈 경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배달 앱 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은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약 60% 가량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요기요와 배달통의 점유율은 통산 30% 내외로 추정된다. 요기요와 배달통의 점유율을 더해도 배달의민족의 절반 수준이지만 요기요 수준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낮은 수수료 정책, 그리고 업계 최다 가맹점 수 등을 앞세워 배달통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경우 얼마든지 역전도 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국내 배달앱 시장 역시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와 마찬가지로 외국계 자본이 들어와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아직 배달통에 대한 딜리버리히어로의 투자 규모와 협력안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국내 배달앱 시장의 적지 않은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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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배달의민족은 2011년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로부터 3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뒤, 2012년 알토스벤처스·스톤브릿지캐피탈·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았다.
이어 올 2월 120억원의 3차 투자를 유치하는 등 총 143억원의 자금을 확보하며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일본에 라인과 합작회사를 만들고 일본 배달 서비스 시장 진출에도 나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