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A로 중저가 시장에 대응

일반입력 :2014/10/29 07:57    수정: 2014/10/29 11:09

송주영 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중저가 제품군을 강화한 갤럭시A 시리즈로 가격에 민감한 신흥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샤오미, 쿨패드 등의 30만~40만원대 저가형 안드로이드 제품이 늘어나면서 삼성전자 점유율이 하락한데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갤럭시A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갤럭시A3, A5, A7으로 출시되는 신제품들의 가격대는 30만~50만원대다. 갤럭시S, 갤럭시노트 등 프리미엄 라인업에 비해 가격을 내리고 사양도 낮췄다.

■사양 낮추고 가격도 내려

갤럭시A에는 QHD 대신 해상도가 낮은 풀HD 디스플레이가 들어가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도 중저가 제품이 적용될 전망이다.

모바일기기 전문매체 샘모바일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갤럭시A 시리즈에는 퀄컴 중저가 AP가 장착될 전망이다. A7에는 퀄컴 스냅드래곤615가 탑재된다. 스냅드래곤615는 64비트, 옥타코어 제품이지만 800시리즈에 비해 한단계 낮은 중저가향이다.

A7보다 낮은 사양의 가격이 저렴한 A5에는 그보다 낮은 400시리즈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 시리즈는 주력제품인 S, 노트시리즈에 비해 사양을 낮춰 출고가격은 내리면서도 디자인은 고급스러움을 추구하고 있다. 플라스틱 대신 메탈프레임을 장착해 플래그십 모델의 디자인을 갤럭시A에도 적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저가 제품 라인업의 재구성

삼성전자는 중국, 인도 등에서 현지업체에 밀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하드웨어 대신 소프트웨어, 서비스 매출을 지향하며 원가 수준의 가격으로 하드웨어 확대 전략을 펼치며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그동안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의 전략을 펼치며 중저가 시장에서는 ‘파생상품’으로 승부해왔다.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에는 갤럭시그랜드, 갤럭시 네오, 갤럭시S 액티브 등 다양한 제품이 있지만 제품의 통일감이 없었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기댄 마케팅 전략으로 독자적인 인지도를 구축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신흥국 시장에서는 올해 갤럭시S5부터 출고가격을 전작 대비 낮춰 대응했지만 샤오미 등과 비교해서는 가격이 여전히 2배 넘게 차이가 났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로 중저가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업체와 맞붙을 계획이다.

최근 갤럭시는 중국, 인도에서는 현지 업체에, 러시아에서는 영국업체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겼다. 그 사이에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연초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중동, 아프리카 시장에서는 여전히 절반 가까운 시장을 차지하며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중국 화웨이의 추격이 거세다.

■중국·러시아 저가 스마트폰 인기

영국 시장조사 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샤오미에 내줬다. 샤오미는 중국 자국폰이라는 이점에 낮은 가격, 애플을 베끼다시피 한 벤치마킹 전략으로 중국에서 1위 자리에 올랐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영국 스마트폰 업체인 플라이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플라이도 샤오미처럼 저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만드는 업체다.

영국 업체지만 주로 러시아, 우크라이나, 인도 등의 신흥 국가를 저가 제품으로 공략하고 있다. 플라이 쿼드코어폰 '에보테크3'는 가격이 5천990루피(한화 10만원)다, 옥타코어 스마트폰도 7천990루피(한화 13만원)로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화웨이, 중동·아프리카 시장서 2위로 올라서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MEA(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점유율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이 지역에서 45%의 점유율을 보이며 독보적인 1위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전년 동기 53%와 비교하면 8%포인트 점유율 하락세를 보였다.

MEA 지역에서 삼성전자의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는 업체는 중국 화웨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2분기 이 지역 스마트폰 점유율이 2%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2분기에는 점유율이 10%까지 올라서며 애플을 제쳤다.

중동, 아프리카 시장은 보급률 자체가 낮은 시장으로 높은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휴대폰 시장 출하량은 2분기 20~30%대의 고성장세를 나타냈다.

신흥국은 주로 저가 스마트폰에 반응하는 시장이다. 저가 스마트폰이 시장에 들어가면서 낮은 보급률을 만회하고 있다. 우리나라, 미국, 서유럽 등 이미 포화된 프리미엄 중심 시장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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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중저가 라인업을 확대해 신흥 시장에서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IDC 이영소 선임연구원은 “중저가 제품군을 확대해 이에 대한 요구가 있는 시장에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