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애플 뿌리치고 '텍사스 탈출' 성공

미국 항소법원, 특허소송 캘리포니아 지법 이관 명령

일반입력 :2014/10/11 07:38    수정: 2014/10/13 07:1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구글이 주도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군단이 ‘텍사스 탈출작전’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애플 자회사인 록스타 컨소시엄과의 특허 공방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연방항소법원은 10일(현지 시간) 삼성, 구글 등 주요 안드로이드 업체들과 록스타 컨소시엄 간의 특허 소송을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으로 이관하라는 직무집행명령을 내렸다고 특허전문 사이트 포스페이턴츠가 전했다.

록스타는 지난 2011년 노텔 특허권을 인수하기 위해 결성된 컨소시엄이다. 이 컨소시엄은 애플이 주도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 에릭슨, 소니 등이 참여했다. 록스타는 당시 구글과 경쟁한 끝에 44억 달러에 노텔 특허권을 인수했다. ■ 록스타는 텍사스와 큰 관계없다 판결

미국 연방항소법원의 캐슬린 오말리 판사는 이날 록스타가 주로 캐나다에 근거를 두고 있는 반면 텍사스와는 큰 관계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반면 구글은 캘리포니아 북부지역에서 주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텍사스 동부지역법원에서 소송을 벌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 항소법원의 판단이었다.

특히 오말리 판사는 “텍사스 동부지역법원이 재판 지역 이관을 거부한 것은 직권 남용”이라고 판결했다.

구글이 주도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진영과 록스타 컨소시엄은 지난 해 10월말 특허 소송을 시작한 이후 줄곧 재판 지역을 놓고 힘겨루기를 벌였다.

당시 록스타는 노텔 특허권을 앞세워 구글, 삼성 등 안드로이드 업체를 무더기 제소했다. 특히 록스타는 구글 등을 텍사스 동부지역법원에 제소해 눈길을 끌었다.

텍사스 동부지역법원은 전통적으로 미국에서 특허권자 승소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특허괴물들이 소송을 제기할 때 주로 텍사스 동부지역법원을 이용하고 있다.

록스타가 소송을 제기한 지 2개월 뒤인 지난 해 12월엔 구글이 반격을 가했다. 록스와 자회사인 모바일 스타 테크놀로지를 제소한 것. 구글은 록스타를 텍사스 동부지역법원 대신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 제소했다.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은 삼성과 애플 간의 특허 소송이 열린 곳이다.

이 때부터 구글과 애플 진영은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과 텍사스 동부지역법원을 놓고 치열한 힘겨루기를 벌였다.

구글은 록스타 뒤에 애플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록스타=애플이란 등식이 성립되는 만큼 소송은 당연히 애플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록스타는 “라이선스 매출만으로는 소송 지역을 옮기는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맞섰다. 원래 소송을 제기한 지역 관할 법원에서 소송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 지난 4월 캘리포니아 법원도 구글 손 들어줘

지난 4월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은 구글의 손을 들어줬다.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클라우디아 윌킨 판사는 당시 “록스타가 구글과 안드로이드 업체들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기 직전 모바일스타를 만든 뒤 관련 특허들을 그 쪽으로 넘긴 정황이 강해 보인다”고 선언했다.

록스타가 특허권자들의 승소율이 높은 텍사스 동부 지역법원에서 소송을 진행하기 위해 ‘별도 법인’을 만든 혐의가 짙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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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상급법원인 항소법원이 구글 쪽 손을 들어주면서 텍사스 탈출 공방은 사실상 안드로이드 진영의 승리로 마무리 됐다.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이 특허 괴물에 대해 비교적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록스타를 앞세운 애플의 안드로이드 압박 전략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