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법원 "구글-애플, 임금담합소송 합의금 더 내라"

일반입력 :2014/09/07 10:25    수정: 2014/09/07 10:27

미국 법원이 '상호 스카웃 중지 담합' 혐의로 제소당한 구글과 애플 등 미국 IT거인들이 제시한 합의안을 '액수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앞서 구글, 애플, 어도비, 인텔 등은 올초 각사 직원 출신으로 구성된 원고 6만4천여명으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새너제이 연방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아 왔다. 이 업체들이 지난 2005~2007년 사이 경쟁사로 이직하려는 전문인력의 임금인상 억제를 위해 스카웃을 상호 제한하기로 담합했던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미국 지디넷은 루시 고 담당판사가 지난 4월 각 업체가 제시한 합의금 3억2천450만달러(약 3천326억원)를 너무 낮은 액수라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고 판사는 이달초 원고측 배상금으로 3억8천만달러가 적절한 액수라고 밝혔다.

소송은 지난 2011년 피해를 인식한 각사 직원 5명이 모여 반독점법 위반과 임금인상 억제 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시작됐다. 이후 2012년 법원에 집단소송 진행을 요청했는데, 이는 지난해 4월 기각됐다가 10월 승인됐다. 원고는 지난 2005년 초부터 2009년 말까지 피고 업체들에서 일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엔지니어, 프로그래머, 애니메이터, 디지털아티스트, 웹개발자 그리고 기타 기술전문가다.

지난 4월 피고 IT거인들은 당시 5월로 예고된 배심원 선정을 앞두고 원고측에 3억2천400만달러의 합의금을 제시했다. 원고에 포함된 픽사와 루카스필름은 이와 별개로 900만달러, 인튜이트는 1천100만달러를 제안했다. 원고 6만4천명이 합의에 응할 경우 각각 보상을 받게 되고,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 이들은 정해진 기한까지 절차를 밟아 별도 소송으로 더 큰 액수의 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재판부는 그 합의안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고 판사는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창립자가 문제의 스카웃 상호제한 담합 행위의 중심에 있었다는 실질적이고 강력한 증거가 있으며, 3억2천450만달러로 제시된 합의금 액수는 전체 원고에 대한 배상으론 너무 낮으니 그들에게 정당한 몫을 지불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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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판사의 조치에 대해 현지 언론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일례로 이를 보도한 로이터는 고 판사가 명백한 법적 오류를 범했다며 3년 넘게 해당 사건을 다퉈 온 양측 소송 당사자간의 사건에 대한 (배상) 가치를 법원이 대리인 자격으로 평가하는 건 허용되지 않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재판부가 합의안을 승인하지 않게 되면서 기존 재판 일정이 계속 진행될 전망이다. 앞서 9번째 연방순회항소법원에선 피고측 IT업체들이 고 판사의 결정을 무효화하도록 요청해왔다. 기존 고 판사의 심리 일정은 오는 10일(현지시각)로 예고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