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가 사실상 '카카오톡' 감청사실을 공개 시인하면서, 국내 대표 모바일 메신저로 승승장구하던 카카오톡의 신뢰가 급전직하 분위기다. 혹시나 나만의 카카오톡 대화내용이 공개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지난 1일 통합법인으로 갓 출범한 다음카카오에 큰 시련이 될 전망이다.
파장이 걷잘을 수 없이 확산되자 저장기간 단축, 암호화, 투명성 보고서 발표 등 특단의 대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사태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카톡 가입자가 일주일새 40만이 이탈하면서 빨간불이 커졌다.
다음카카오(공동대표 이석우·최세훈)는 지난 8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카톡 보안 강화 정책과 함께 그 동안 검찰과 법원 등으로부터 통신제한조치에 대한 집행을 요청받은 사실이 있다고 시인했다.
그동안 이 회사는 수사기관으로부터 통신제한조치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 오다, 거짓이 탄로 나자 뒷수습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가 오는 16일 서울고검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할 예정이어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다음카카오 측은 “정확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다른 내용을 말씀드려 혼동을 초래했다”고 사과했지만,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수사기관의 감청을 도왔다는 사실에 여론이 들끓고 있다. 고의성은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카톡 이용자들은 회사의 뒤늦은 해명에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카톡측이 상반기에만 61건이나 되는 감청 요청을 받았으면서도 이를 고의적으로 숨기려한 으혹까지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수사기관이 카톡측에 요구한 통신제한조치는 통신비밀보호법에 따라 내란·외환의 죄, 국가보안법,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규정된 일부 죄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감청영장이다. 일반 압수수색 영장이 과거의 대화 내용을 요청한다면, 감청 영장은 특정인의 미래 대화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
다음카카오는 올 상반기에만 61건의 통신제한조치 요청을 받았으며, 이 중 약 93%에 대해서 수사기관에 협조했다. 다음카카오 측은 요청받은 특정인의 대화내용 등의 정보를 통상 3~7일 단위로 모아 수사기관에 제공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한 다음카카오 측은 카톡 메시지 저장기간은 최대 7일에서 3일로 축소하고, 비밀 대화가 가능한 프라이버시 모드를 도입키로했다. 또 빠른 시일 내에 모든 대화 내용을 암호화해 서버에 저장하고, 정부 수사기관의 사용자 정보요청에 대한 요청건수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것으로 현재의 난제를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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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카톡에 무한신뢰를 보냈던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주가는 논란 이후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 모바일 메신저업체들로 사이버망명을 떠나는 가입자들이 증가하면서 카톡 가입자들도 줄어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병헌 의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카톡 검열 논란이 벌어진 일주일 새 카톡 이용자는 하루 2646만 명에서 2605만 명으로 40만명 이상이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카톡검열 논란이, 다음카카오의 글로벌 진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모바일 메신저 검열로는 첫 사례인데다, 카톡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인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로 세를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음카카오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남아 등지로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약 1억6000만명의 카톡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다음카카오 통합법인 출범이후 글로벌 사업확대에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