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카톡 검열’이 해마다 배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카톡이 전 국민적인 모바일 서비스로 자리잡으면서, 수사기관에 의한 검열요청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8일 다음카카오가 제공한 ‘카카오톡 정보제공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상반기 630건에 달했던 통신사실확인자료 요청건수는 올 상반기에 1004건으로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청영장(통신제한조치)에 따른 정보 요청 건수도 작년 상반기 36건에서 61건으로 늘었으며, 압수수색영장에 따른 자료 요청 건수 역시 983건에서 2131건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청영장은 일반적인 압수수생영장과 달리 내란·외환의 죄, 국가보안법,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규정된 일부 죄에 한해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긴급 영장이다. 다음카카오 측은 그 동안 통신제한조치 요청을 받으면 특정 기간의 대화내용을 통상 3~7일 단위로 모았다 수사기관에 제공해 왔다.
수사기관이 특정인의 카톡 대화 내용을 미래의 특정 시점까지 달라고 요청하면 회사가 이를 모았다 제공한 것으로, 사실상 실시간 검열과 다를 바 없다.
올 상반기 통신사실확인자료 처리율은 76.2%, 감청영장 처리율은 93.44%, 압수수색영장 처리율은 77.48%를 기록했다. 검찰이나 경찰이 다음카카오 측에 정보를 요구하면 대부분 협조에 응했다는 것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대화 저장 기간을 단축하고 프라이버시 모드 도입 등이 이뤄지면 수사기관 요청에 따른 정보 제공 처리율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카톡 검열 뿐만 아니라 정부의 통신감청 건수는 박근혜 정부 들어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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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홍일표 의원실이 대법원으로부터 제공받은 '2011년 이후 연도별 각 법원별 영장발부 현황'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난해부터 법원의 도감청 허가는 매년 증가했다.
감청은 이명박 정부 마지막 해인 2012년 106건에서 박근혜 정부 첫해인 2013년 150건, 올해는 6월까지 상반기에만 88건을 기록했다. 또한 압수수색 영장 발부도 2012년 10만7499건에서 2013년 16만6877건, 올해는 상반기에만 8만191건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