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P로 내년 반도체부문 40% 성장 목표”

후공정 27년 외길 네패스 김정일 부회장

일반입력 :2014/10/09 18:21    수정: 2014/10/10 10:21

송주영 기자

IBM, LG전자 반도체, 아남반도체, 시그네틱스, 네패스까지.

김정일 네패스 부회장은 국내 반도체 후공정 업계에서는 전문가로 통한다. 미국 IBM에서 메인프레임용 반도체 후공정 업무 연구개발을 시작해 단 한번도 후공정 이외의 길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인물이다.

김 부회장은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IBM 왓슨연구소에서 반도체 후공정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11년 동안 IBM에서 근무하다가 1991년 귀국해 LG반도체 패키징 담당 실장, 앰코코리아 총괄 부사장, 시그네틱스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올해 초 김 부회장은 후공정 전문업체인 네패스에 새롭게 합류했다. 시스템반도체 후공정 분야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8일 김정일 부회장을 네패스 사무실에서 만났다. 30년 가까이 반도체 후공정 분야만을 걸어왔지만 열정은 신입사원 못지 않았다.

김 부회장은 네패스에 대해 “전에 다니던 회사와 후공정 분야에서 협력한 바 있어 기술력이 있는 업체인줄은 알고 있었다”며 “비전까지 갖춘 업체”라고 설명했다. 네패스는 시그네틱스 일부 공정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기도 하다.

김 부회장은 네패스의 팬아웃(Fan-Out) 방식의 SiP(시스템 인 패키징)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다. 네패스는 최근 신사업으로 팬아웃 방식의 SiP를 육성하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반도체 업체도 다수 고객사로 확보했다.

김 부회장은 “최근 반도체 업계가 SoC(시스템 온 칩)으로 여러 종류의 반도체에서 구현되던 기능을 하나의 반도체에 접목하고 있지만 크기의 제한 등으로 한계가 있는 분야가 있다”며 “SoC를 적용하기 어려운 분야는 팬아웃 방식의 SiP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팬아웃 방식의 SiP는 최근 미세공정으로 칩과 칩이 연결될 때 필요한 입출력 단자를 기판 밖으로 빼내는 방식이다. 칩 크기가 작아지고 있는 가운데 작은 칩에서 여러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방식이다.

최근 모바일에 적용되는 반도체는 크기는 작아지는 반면 기능은 복잡해지고 있다. 기능에 따라 입출력 단자 수는 늘어나게 되는데 이 때 칩 내에 출력을 다른 곳으로 빼내 칩과 칩을 연결한다. 이를 팬아웃 방식의 SiP라고 하다.

SoC와 SiP는 여러 종류의 반도체 기능을 접목해 단일칩으로 혹은 단일침처럼 구현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SoC는 여러 기능을 하나의 반도체에 구현하고 SiP는 다른 기능을 하는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후공정을 통해 적층하는 방식이라는 점이 다르다.

네패스는 최근 팬아웃 방식의 SiP를 활용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공급계약을 추진중인 곳이 몇 군데 더 있어 향후 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김 부회장은 “네패스는 내년에는 반도체 분야에서만 40% 이상의 높은 성장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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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SiP를 활용해 기능 개발만 잘 하면 반도체 시장에서 부르는 것이 값일 수도 있다”며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한국의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그는 “국내 시스템 반도체 역사가 10여년이 지나고 우리도 단말기 등 애플리케이션을 잘 알게 되면서 사용자가 뭘 원하는 지를 잘 알게 됐다”며 “시스템반도체는 아이디어 싸움인데 팔릴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