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플래시 스토리지도 계층화하라"

델이 업계 최신 유행인 플래시스토리지에 '계층화(tiering)'라는 해법을 적용한 스토리지 전략을 꺼내들었다. 흔히 계층화는 디스크와 플래시처럼 전혀 다른 매체를 혼용한 하이브리드 저장장치에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보관하기 위해 쓰이는 방식을 가리킨다. 델의 계층화는 플래시라는 저장매체에 대해서도 효율을 따지는 방식으로 구현됐다는 게 독특하다.

델코리아는 23일 서울 코엑스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 시장 흐름을 조망하고 스토리지 전략을 설명했다. 터시어스 브제이든호트(Tertius Bezuidenhout) 델 아태일본지역(APJ) 스토리지 총괄 디렉터가 참석해 플래시스토리지를 위한 계층화 구성, 비용 효율성 강조, 소프트웨어정의스토리지(SDS) 협력망 구축이라는 3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데이터 계층화가 델 플래시스토리지의 최대 특징으로 꼽혔다. 델의 계층화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구성을 구현해 주는 기술, 또는 플래시스토리지에서 빠른 성능을 요할 땐 싱글레벨셀(SLC) 그리고 고용량이 중시될 땐 멀티레벨셀(MLC)을 쓰도록 하는 기술, 2가지 뜻으로 쓰인다.

브제이든호트 디렉터는 이에 대해 델은 다른 회사와 달리 올플래시뿐아니라 '하이브리드플래시' 전략도 구사한다고 표현했다. 또 하이브리드솔루션으로 구성된 스토리지가 높은 비용대비 성능과 유연한 운영 효과를 제공한다고 자평했다. 과거 컴펠런트라 불리던 델 플래시스토리지 'SC4000' 모델의 최대 특징으로 데이터계층화 기술을 강조하면서다.

그는 이어 델 플래시스토리지는 지난 15일부터 플래시메모리의 '침식(wear out)'에 의해 수명을 다한 SSD를 무상 교체하는 보증(warranty)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미 SC8000, SC4020, SC220, SC200 등을 구입한 고객에게도 이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델이 올플래시메모리에 집중했다면 비용 면에서 지속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정책이다.

그는 또 빠른 데이터 저장, 보호, 접근, 분석을 과제로 떠안은 기업들에게 성능이 월등한 플래시스토리지가 좋은 해법이라 전했다. 아직 용량이 늘어날수록 동일 용량의 HDD에 비해 플래시 스토리지가 비싸져 200/250GB 수준에선 4~5배, 그 이상에선 10배까지 차이가 난다면서도 업계 예상보다 SSD 가격이 빠르게 하락 중이라 지적했다.

델은 일단 플래시를 성능 문제에 대한 답으로 내세운 뒤 파트너십을 강조한 SDS 관점에서 인프라 유연성과 비용 감소를 실현 가능하다는 주장을 폈다. 브제이든호트 디렉터는 SDS는 유연성과 스토리지의 전체 비용 감소 등이 장점이라며 광범위한 파트너 생태계를 구축해 SDS를 지원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델은 자사 스토리지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서버 '스토리지스페이스', VM웨어 '버추얼(v)SAN', 넥센타 클라우드스토리지, 뉴타닉스 어플라이언스, 레드햇 소프트웨어스토리지 '체프(Ceph)' 등 기술을 지원하며, VM웨어 최신 가상화 어플라이언스 ‘에보 레일(EVO:RAIL)’의 파트너로도 참여 중이다.

터시어스는 지난 6월 델 유저 그룹에서 뉴타닉스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고 SDS 어플라이언스 공동개발 계획을 내놨다며 현재 델은 미국서 뉴타닉스 제품을 판매 중이고 오는 4분기 델 서버에 뉴타닉스 솔루션을 탑재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델은 한편 컴펠런트, 이퀄로직, 파워볼트로 나뉜 스토리지 브랜드를 '델스토리지'로 통합할 방침을 거듭 밝혔다. 신제품은 이미 델스토리지라는 이름을 채택하고 있다. 기존 제품이 단종되고 신제품 출시가 누적되면 자연스럽게 델의 스토리지 장비는 델스토리지 단일 브랜드로 수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