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M(제품수명주기관리) 소프웨어 업체들이 퍼블릭 클라우드로 솔루션 제공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초기 도입비용이 적은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SaaS)로 대기업 중심이었던 타겟 고객 시장을 중견·중소기업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PLM 시장이 8천억 규모인 만큼 PLM분야에서 SaaS 모델이 안착한다면 SaaS 시장 전체를 이끌 충분한 동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SaaS에 대한 기업들의 낮은 인식과 선입견을 해소하는 일이 업계의 과제로 남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다쏘시스템, 오토데스크, PTC 등 주요 PLM업체들이 최근 퍼블릭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를 출시하고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바람몰이에 나섰다.
다쏘시스템은 올해 2월 모든 설계, 모델링을 퍼블릭클라우드에서 작업할 수 있는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 R2014X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클라우드 환경에 모든 설계 데이터가 저장되고, 엔지니어는 클라우드에 접속해 설계 작업을 할 수 있다.
오토데스크는 2012년부터 클라우드 플랫폼 ‘오토데스크360’을 통해 PLM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PTC도 자사의 PLM 제품인 윈칠이 클라우드에서 구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CRM(고객관계관리), ERP(전사적자원관리), HCM(인적자원관리) 등 비즈니스용 SW가 비교적 빠르게 클라우드 기반서비스로 자리잡은 반면 PLM이나 3D 캐드(컴퓨터활용설계)는 이제 막 글로벌에서 조금씩 도입 사례가 생기기 시작한 단계다.
용량이 큰 설계나 3D 모델링 프로젝트 파일을 외부 데이터센터에 접속해 무리 없이 불러와 작업하고 저장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기업 규모에 따라 SaaS 방식 PLM을 사용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각자 있기 때문에 모든 규모 기업이 타겟고객이다. 하지만 설치형(온프레미스)으로 이미 PLM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 대기업보다 그 동안 비용적인 부담으로 보급이 저조했던 중소.중견 기업에 업계는 특히 주목하고 있다.
다쏘시스템코리아 관계자는 “중견기업에 신규 PLM도입 검토한다면 SaaS방식이 인프라 구축에 추가적으로 투자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자원 절감 효과를 볼 수 있고, 버전 업그레이드에 대한 부담 없이 항상 최신 SW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중견 건설회사인 샵(Shop)은 클라우드 기반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도입해 BIM(빌딩정보모델링)을 클라우드에 호스팅하고 있다. 건축 프로젝트 구성원들이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도 웹 브라우저와 인터넷 기반으로 데이터에 액세스할 수 있게 함으로써 프로젝트의 효율성을 크게 높인 사례다.
SaaS형 PLM에서 비용절감 측면보다 더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 '협업'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협업과 적시성(Time-to-Market)이 그 어느 분야보다 중요한 PLM과 3D 캐드 분야에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이 최적이라는 설명이다.
자동차 같은 경우 한 프로젝트에 200명의 동시 설계 엔지니어가 투입되는 경우도 있다. 여러명이 동시에 하나의 최신파일 파일을 보면서 작업하게 되면 작업 프로세스가 효율화되고 설계 소요 시간도 줄일 수 있게 된다.
또 이전에는 PLM이 설계 전문가들만 사용하는 솔루션이었다면 이제는 다양한 영역의 직원이 PLM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 사항이다.
지멘스PLM 관계자는 설계 데이터 관리, 머터리얼 관리, 프로젝트 관리, 규제 준수, 고객 요구사항 관리를 위해 다양한 업무 영역에서 PLM에 접근하고 있다며 클라우드 환경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협업 기능을 통해 전사 직원이 업무를 효율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PLM 시장은 8천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국내 PLM시장의 향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되면 전체 SaaS 시장의 확대도 견인할 수 있을 충분한 동인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IDC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SaaS 시장 규모는 1천억원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집계됐다.대부분 CRM, ERP, 보안솔루션 등을 중심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PLM과 3D 캐드는 아직 주요 영역으로 간주되지 않은 상태다.
SaaS방식으로 PLM 시장이 확대되려면 극복해야할 과제도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 전체의 과제이기도 한 기업들의 데이터 주권, 보안 문제가 그것이다. 또 SW가 자산이었다면 클라우드는 비용으로보는 기업들의 생각도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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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SaaS방식 PLM 솔루션이 아마존웹서비스(AWS)같은 해외 데이터센터에서 돌아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다쏘시스템코리아 등은 국내 SI업체들과 협력해 국내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를 활용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중이다.
또 퍼블릭 클라우드로 바로 전환을 부담스러워 하는 기업들을 위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서 PLM을 구축하는 방안도 들고 나왔다. 다쏘시스템은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지멘스PLM은 NX시스템을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