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9일(현지시간)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애플워치와 애플페이를 공개하면서 한켠에서는 애플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에 대한 향수가 등장했다.
혁신의 아이콘과 융합의 대표주자로 주목 받은 그의 일화를 돌아봤다.
■스티브의 자녀는 아이패드를 써보지 못했다
닉 빌튼 뉴욕타임즈 기자는 지난 2010년 아이패드가 처음 등장한 당시 스티브 잡스에게 “아이들이 아이패드를 좋아하는가”라고 질문하자 잡스는 “그들은 아이패드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며 “우리는 아이들이 집에서 IT 기기 사용 정도를 제한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빌튼 기자는 와이어드를 설립했고 3D로보틱스 CEO를 맡고 있는 크리스 앤더슨이나 트위터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인 에반 윌리엄스 등 자신이 만나 본 많은 IT 업계 경영자나 벤처 투자자들이 막상 자신의 자녀들에게는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IT 기기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배경에는 전문가일수록 IT 기기가 어린 자녀들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더 엄격한 양육 태도를 취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 누구도 큰 화면 스마트폰을 사는 사람은 없을 것
5.5인치 화면을 탑재한 아이폰6 플러스가 등장했을 때 많은 이들은 잡스가 거침 없이 내뱉었던 저 말을 기억했을 것이다.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2일(현지시간) 잡스의 이 같은 과거 발언을 상기시키며 “잡스가 틀렸다”고 보도했다.
잡스가 지난 2010년 당시 했던 것으로 전해진 이 발언은 이후 아이폰4와 아이폰4S 화면 크기를 3.5인치로 유지하게 하고, 아이폰5에서 4인치로 크기를 늘리면서도 가로 폭은 늘리지 않는 근거로 작용했다. 한 손만으로 화면 전체를 조작할 수 있는 작은 크기를 유지하는 잡스의 전략을 대변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팀 쿡의 애플은 결국 잡스의 전략을 버리고 가로 폭마저 늘린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다만 5.5인치 아이폰6 플러스의 경우 한 손으로 조작할 수 있는 모드를 제공해 잡스의 유훈과 타협점을 찾고자 한 고민의 흔적을 드러냈다.
■Stay Hungry, Stay Foolish
잡스는 지난 2005년 스탠포드대학교 졸업식에 축사를 맡아 연단에 서서 초심을 유지하면서 우직하게 나아가라(Stay Hungry, Stay Foolish)는 말을 남겼다. 그의 인생은 결코 순탄치 않았지만 형식이나 조건에 얽매이지 않고 나아간 결과 역사에 길이 남을 혁신을 이뤄냈다.
잡스의 손길이 닿지 않은 애플워치가 처음 등장하던 날, 아이팟 클래식이 단종됐다. MP3플레이어인 아이팟은 잡스가 픽사스튜디오로 재기하고선 애플에 복귀한 후 회심의 카드로 던진 승부수였다. 그는 아이팟과 아이튠즈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완성하며 시장을 석권, ‘지루한 회의 대신 클럽에 가서 젊은이들과 부대끼는’ 신화를 남기며 IT 세상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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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워치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팀 쿡 체제의 구성원들은 이러한 시도를 했을까? 아무튼 애플워치와 아이팟 클래식은 엇갈린 운명을 맞이했다. 애플워치와 애플페이가 아이팟과 아이튠즈의 성공을 이어갈 수 있을지 세상의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