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파이어폰, 두달도 안돼 공짜폰 됐다

판매 부진으로 가격 정책 변화

일반입력 :2014/09/09 11:40    수정: 2014/09/09 11:53

황치규 기자

7월말 판매에 들어간 아마존 파이어폰 가격이 두달도 안돼 공짜폰 수준으로 떨어졌다. 판매 부진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아이폰6 공개를 하루 앞두고 이뤄진 가격 인하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8일(현지시각) 미국 씨넷 등에 따르면 아마존 파이어폰 32GB 버전은 200달러에서 공짜 수준인 99센트로 뚝 떨어졌다. 64GB 버전 가격도 300달러에서 100달러로 내려갔다. 미국에서 아마존 파이어폰을 독점 공급하는 AT&T에서 2년 약정을 맺으면 이같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이 확 떨어졌다고 해도 2일내 무료 배송, 음악 및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 등으로 이뤄진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1년 이용권은 사용자들에게 계속 무료로 제공된다.

아마존은 그동안 킨들 전자책 단말기 사업을 펼치면서 하드웨어는 싸게 파는 대신 자사 콘텐츠 판매량을 늘리는 전술을 구사해왔다. 하드웨어는 밑지고 팔더라도 쇼핑몰 및 콘텐츠 판매로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아마폰 파이어폰을 내놓을때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경쟁사들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 정책을 들고 나왔다.

두달도 안돼 가격을 내린 것을 보면 결과적으로 아마존 파이어폰 가격 정책은 실패한 듯 하다.

외신 보도들에 따르면 아마존 파이어폰 판매량은 현재 스마트폰 시장 판세를 흔들기에는 역부족이다. 데이터 회사인 치티카 인사이트가 미국과 캐나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상대로 수억개의 웹페이지 뷰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출시되고 나서 20일간 아마존 파이어폰이 북미 스마트폰 웹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2%에 불과했다.

지난해 페이스북폰을 표방하며 공개된 HTC 스마트폰 '퍼스트'의 경우 아마존 파이어폰과 마찬가지로 출시 한달도 안돼 1달러에 팔리는 신세가 됐다. 당시 퍼스트 가격 인하는 재고떨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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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파이어폰을 퍼스트와 같은 급으로 보기 힘든 측면이 있다. 아마존은 파이어폰 가격을 인하했음에도 미국외에 영국과 독일로도 파이어폰 판매를 확장한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은 또 손해를 보더라도 필요하다 싶으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실탄도 넉넉하다. 그럼에도 일각에선 200달러짜리 스마트폰을 공짜로 파는 것까지 감당할만한 여유가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