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 게임기 시장은 양자대결 구도가 뚜렷하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각각 플레이스테이션과 X박스를 무기로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최근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PS4와 X박스원이다. 지난해 12월 PS4가 국내에서 출시된 데 이어 X박스의 국내 출시일이 오는 23일로 밝혀지며 이 둘의 대결에 다시 한 번 관심이 모이고 있다.
먼저 PS는 지난해 11월 북미에서 처음 출시돼 출시 24시간 만에 판매량 100만대 돌파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국내, 지난 2월 일본 등으로 영토를 확장함과 동시에 기록을 세워나갔다. 발매 2달 만에 판매량 42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누적 판매량 600만대를 넘어선 것.
소니는 PS4가 7일 현재까지 가장 많이 팔린 게임기로 알려진 PS2의 판매량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S2는 1억6천만대 이상이 팔렸다.
MS는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1월 북미 등 12개 주요 지역에서 판매를 시작한 후 10개월 만에 아시아지역 판매에 돌입한 것이다. 출발지는 일본이다. MS는 지난 4일부터 X박스원의 일본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오는 23일 X박스원이 정식 출시되면서 본격화될 이 둘의 국내 대결에서 승기를 거머쥐는 것은 어느 쪽일까.
둘이 추구하는 것은 조금 다르다. PS4가 게임기로써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는 반면 X박스원은 게임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가정용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추구한다. 때문에 X박스원에는 게임은 물론 TV 시청, 인터넷, 영상통화, 영화, 메신저 등의 콘텐츠가 추가로 제공된다.
하지만 콘솔 게임기 이용자들에게 게임 외 제공되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어필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례로 X박스원이 강조하고 있는 동작 및 음성 인식 주변기기 ‘키넥트’에 대한 시장 반응은 기대 이하다. 결국 MS는 키넥트가 없는 X박스원을 더 저렴하게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단순한 게임기가 아닌 가정용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기를 추구하기 때문일까, X박스원은 가격도 더 비싸다. PS4와 X박스원의 가격은 북미 기준 각 399달러와 499달러로 PS4가 X박스원보다 100달러 저렴하다.
서비스 정책 면에서도 PS4가 앞서나가는 모습이다. 특히 PS4의 온라인 연결 없이도 디스크에 있는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시스템과, 중고 판매를 허용하는 정책 등이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반면 X박스원은 인터넷 연결 필수와 중고판매 제한 등의 정책을 내세워 이용자들의 혹평을 받았다. 결국 이 정책들은 지난 6월 철회됐다.
최근 해외 대결에서는 PS4의 우세가 확실해 보인다. 판매량을 보면 지난달까지 PS4는 700만대, X박스원은 500만대가 판매됐다. 미국에서는 예약판매부터 2배가량 차이가 벌어졌으며, 지난해 12월을 제외하고 판매 시점부터 지난달까지 매달 PS4가 X박스원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지난 4일 오전 11시 X박스원 정식 판매를 시작했지만 냉랭한 분위기다. 일본에서는 보통 출시 전날 주요 판매처 근방에서 긴 대기열을 발견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판매 개시 2시간여를 남겨두고 10여명이 모이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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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X박스원의 아시아 시장 진출이 너무 늦었다고 평가한다. 이미 지난해 11월 북미 등에서 판매를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마당이에 이용자들의 관심과 호응을 불러일으키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것. ‘헤일로’ 시리즈 외에 X박스원 전용 킬러타이틀이 없는 것도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는 이미 PS4의 우세가 확실한 상황에서 PS4와 X박스원의 국내 대결이 특별히 다른 양상을 보일 것 같지는 않다. X박스원의 국내 출시가 너무 늦게 이뤄진 데 비해 특별한 맞춤 마케팅이나 강점이 없는 것도 문제”라며 “하지만 헤일로5 등의 기대작이 있고 X박스에 충성심을 보이는 고객층이 분명한 만큼 출시 이후 X박스원이 대결의 흐름을 바꿔 놓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