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올플래시 스토리지 판매 일시 중단

일반입력 :2014/09/04 13:12    수정: 2015/04/22 09:29

시스코시스템즈가 연초 출시한 올플래시스토리지 제품 공급을 임시 중단했다. 성능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IT매체 컴퓨터리셀러뉴스(CRN)는 3일(현지시각) 시스코가 일부 제품 도입 고객들의 품질 문제 제기로 '인빅타' 출하를 일단 중단한 상태임을 인정했다며 대변인은 이번 회계분기 종료 시점인 내달 하순께 공급 재개를 예상한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시스코는 기존 유니파이드컴퓨팅시스템(UCS) 서버에 지난해 10월 4억달러에 인수한 윕테일의 기술을 얹어 만든 'UCS인빅타' 시리즈를 지난 1월 출시했다. 이는 시스코 인프라 관리 소프트웨어인 'UCS디렉터'로 제어 가능한 올플래시스토리지 장비로, 네트워크 장비 중심이던 시스코의 데이터센터 사업의 확장 전략 연장선에 있었다.

UCS인빅타는 등장 당시 뜨거워진 올플래시 시장에 시스코도 관심이 높다는 증거였다. 지난 4월 중순께 윌리엄블레어라는 시장조사업체가 미국, 영국, 서유럽 지역 41개 리셀러를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스코는 인빅타로 EMC와 퓨어스토리지같은 경쟁업체에 대항할 의지가 큰 것으로 파악되기도 했다.

이런 시스코 행보가 스토리지 부문에서 협력해 온 EMC와의 관계를 껄끄럽게 만들 것이란 관측에도 무게가 실렸다. 5년전부터 시스코는 EMC, VM웨어와 'VCE'연합을 결성해 시스코의 네트워크와 서버, EMC의 스토리지, VM웨어의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통합 시스템 'V블록'을 공급해 왔지만 실적은 미미했다.

CRN이 보도에 인용한 익명의 시스코 파트너 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시스코가 UCS인빅타 판매를 일시적으로 중단한 배경은 성능 문제로 요약된다. 해당 제품을 도입한 고객 인프라가 기대한 수준만큼 확장성을 제공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일부 장비는 실제 구축 단계 이후 반품당하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이 사안에 대해 시스코는 UCS(서버) 고객 기반을 통해 인빅타 제품에 거대한 수요가 있지만, 일부 소수 고객들이 그 (도입) 규모를 키우면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를 발견했다며 고객사는 인빅타로부터 동등한 품질, 단순성, 고객 경험을 기대하기 때문에 우리가 그 문제를 해결할 동안에 한해 제품 출하를 중단키로 했다고 답했다.

스토리지 전문사이트 스토리지리뷰닷컴은 올플래시스토리지 분야는 과거 어느때보다 빨리 성장하고 있는 만큼, 시스코가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을 완전히 통합한 시스코 자체 솔루션과 함께 이 시장을 원하는 건 확실히 합리적이라며 시스코는 단지 해결책을 예고하기보다 고객 민원에 응대하는 듯 보이긴 하지만 당초 그 사안을 받아들이는 인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시스코의 이번 올플래시스토리지 '전략상 후퇴'는 한국 시장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고객들 사이에서도 몇년간 올플래시스토리지 기술 도입에 대한 관심은 늘어 왔지만, 현재 시스코의 UCS인빅타 제품이 갖는 존재감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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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국에서도 시스코는 본사의 출시 시점에 맞춰 올플래시스토리지 제품을 판매해 왔다. 기존 시스코 파트너라든지 타사 스토리지 제품을 취급하던 채널사들에게 UCS인빅타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했다. 그런데 정작 시스코코리아는 그 판매에 활발히 나서진 않는 상황이다. 당분간 한국EMC같은 유력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지속하는 게 사업상 이익이라는 판단에서다.

4일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시스코코리아가 한국에서 UCS 서버를 공급한지도 얼마 되지 않는 시점인데, 시장에 올플래시스토리지라는 또다른 제품 영역을 내놓는 것은 기존 파트너와의 협력 관계나 고객들의 인식을 고려할 때 전략상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