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신제품이 쏟아지기 직전이다. 시장은 새로운 제품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그런데 걸리는 점이 하나 있다. 바로 ‘가격’이다.
정부와 일부 소비자들은 ‘출고가가 비싸다’고 항의한다. 제조사와 판매상은 ‘보급형을 사면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제조사들은 가격 인상 요인을 원가절감 노력 등으로 상쇄시켜가면서 출고가 상승을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제조사들이 출고가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새로운 프로세서는 물론이고 소재, 디자인, 디스플레이 해상도, 제품 크기 등 많은 것들이 개선되면서 제조 원가 상승요인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곧 공개할 갤럭시노트4의 경우 현재까지 알려진 바를 종합하면 풀HD보다 더 선명한 QHD 해상도 화면에 메탈프레임, 자외선(UV) 감지센서 등을 채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작이 플라스틱 소재에 풀HD 화면을 채택했던 것과 대비된다. 또 스타일러스펜인 S펜 소재도 러버듐이라는 복합 소재가 적용될 예정이어서 이래저래 부담이 크다.
애플 아이폰6의 경우도 전작보다 더 커진 4.7인치 화면이 주요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이고 공개여부가 불확실한 5.5인치 제품은 해상도도 기존 레티나 디스플레이보다 더 선명해진다. 거기에 새로운 센서가 부착되고 카메라 성능을 높이는 등 각종 루머가 실제로 적용될 경우 가격 상승 요인은 상당하다.
과거 시리즈 출고가 변화를 보면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경우 첫 제품인 갤럭시노트 99만9천원, 갤럭시노트2 108만9천원, 갤럭시노트3 106만7천원으로 출고가가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했다.
갤럭시S 시리즈를 살펴보면 갤럭시S5에서는 86만8천원으로 80만원대를 기록했지만 갤럭시S5 광대역LTE-A에서는 94만5천원을 기록해 다시 90만원대로 상승했다.
아이폰 시리즈는 아이폰5c를 제외하고 기존 전략제품의 경우 16GB 기준 81만4천원을 아이폰5s까지 쭉 이어왔다.
문제는 ‘아무리 고사양 고성능 제품이라 해도 출고가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방송통신위원회의 강한 요청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높은 출고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 와중에 하이엔드(고성능)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가 맞물려 제조사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이제는 꼭 고성능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갤럭시S4나 아이폰5 같은 구형 제품이 여전히 인기고, 중저가형 제품도 확산되고 있다.
우선 업계 관계자들은 갤럭시노트4는 전작의 가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원가절감 노하우가 있어 부품 가격 상승을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한 러시아 매체가 갤럭시노트4 출고가 정보를 입수했다며 갤럭시노트3와 같은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가격 상승을 점치는 의견도 일부 있다. 갤럭시알파가 예상보다 3~5만원 가량 높은 가격에 출고된 점 때문이다.
아이폰6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린다.
한 관계자는 “화면이 커지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이라도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본 반면 다른 관계자는 “3.5인치에서 4인치로 크기를 늘린 아이폰5도 기존 가격을 고수했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안드로이드 기반 제조사들이 하이엔드 제품 출시 이후 파생 제품으로 중저가형 제품을 연달아 출시하는 점은 오히려 제조사가 하이엔드 제품 출고가를 부담 없이 가져갈 수 있도록 운신의 폭을 넓혀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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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3에 이어 곧바로 갤럭시노트3 네오를 내놨고, 아이폰은 10~20만원 저렴한 아이폰5c를 선보인 바 있다.
한편 소니 엑스페리아Z3나 팬택이 하반기 내놓을 후속작의 국내 출고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제품 모두 제조사의 부진한 입지를 다져주는 역할을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예상보다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가져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