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으로 접는 키보드 "OS 편식 없다"

타거스 유니버셜 접이식 키보드

일반입력 :2014/09/02 10:43

권봉석

타거스 유니버셜 접이식 키보드(AKF001, 이하 유니버셜 키보드)는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 윈도 운영체제에서 모두 쓸 수 있는 블루투스 키보드다. 휴대용 케이스에 반으로 접어서 들고 다니다 키보드를 꺼내면 케이스를 태블릿·스마트폰 거치대로 쓸 수 있다. 블루투스 규격은 3.0이며 안드로이드 4.3(젤리빈), iOS 7, 윈도 8.1 이상에서 쓸 수 있다.

각 운영체제마다 키보드에 배당된 기능을 대부분 활용할 수 있고 기능키 작동 방법은 설명서를 참고하면 된다. 배터리는 내장 방식이며 완전 충전 후 최대 90시간 연속으로 쓸 수 있다. 충전은 마이크로USB 케이블을 PC나 충전기에 연결하면 되고 최대 2시간 걸린다. 키보드를 펼쳤을 때 길이는 30cm이며 무게는 300g, 색상은 블랙 한 종류다. 가격은 7만원 전후.

반으로 접히는 설계…깔끔한 휴대성

블루투스 키보드는 키가 차지하는 공간때문에 항상 어느 정도 면적을 차지한다. 두께보다는 키를 받치는 기판과 부품이 차지하는 넓이와 길이, 폭이 문제다. 이 때문에 태블릿과 함께 가지고 다니기 불편한 경우도 제법 있다. 유니버설 키보드는 기판이나 부품을 얇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예 반으로 접히도록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키보드 휴대용 케이스는 뒤로 접어서 넘긴 다음 돌리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120도 각도로 받쳐놓을 수 있는 받침대가 된다.

키보드 본체를 접었을 때 크기는 손바닥만 하고 펼치면 미니 노트북과 크기가 비슷해진다. 키 배열은 다른 키보드와 흡사한 5단 구성이며 운영체제마다 부여된 기능키는 작게, 글자가 새겨진 키는 크게 만들었다. 한글 쌍자음 입력 편의성에 영향을 주는 오른쪽 시프트 키도 크고 한/영 키도 따로 달았다.

키가 엉뚱한 곳에 배열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판을 좌·우로 나누면서 왼손 검지로 눌러야 할 ‘B(ㅠ)’ 키가 오른쪽으로 갔다. 한글 자모 출현 빈도에서 ‘ㅠ’는 하위권이며 알파벳 출현 빈도에서도 ‘B’는 생각보다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ID나 비밀번호에 ‘B’가 들어간다면 입력할 때마다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호환성 만족, 키 간격 조금만 넓었다면…

유니버셜 키보드가 쓴 블루투스 규격은 3.0이다. 소비 전력을 줄인 블루투스 4.0 LE도 있지만 아직은 블루투스 3.0이 더 보편적이다. 지원하는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3(젤리빈), iOS 7, 윈도 8.1 이상이다. 지원 목록에 정식으로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OS X에서도 쓸 수 있다. 유선 키보드가 없는 애플 맥미니·맥프로·아이맥과 연동해도 곧잘 작동한다. 단순히 글자를 입력하는 공통된 키는 어느 운영체제에서나 잘 작동하지만 기능키는 그렇지 않다. 운영체제마다 작동하는 키와 그렇지 않은 키가 있어 매뉴얼을 보고 미리 파악해야 한다.

키 스위치는 노트북이나 다른 휴대용 키보드에 흔히 쓰이는 팬터그래프 방식이다. 키 양쪽에 돌기를 만들어 쉽게 빠져나가지 않게 만들었고 키를 눌렀다 뗄 때 손끝에 느껴지는 탄성이나 반발력도 적절한 수준이다. 키를 눌렀을 때 깊이는 약 2mm로 약간 얕은 편이지만 손목이나 손가락에 쉬이 피로가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것은 키 크기와 키 사이 간격이다. 먼저 키 크기가 작아 손이 큰 사람, 특히 남성이라면 손가락을 억지로 모아서 기본자리(ASDF/JKL;) 위에 올려 놓아야 한다. 거꾸로 키보드 배열을 외우지 못해 손으로 키를 보면서 치는 독수리 타법을 구사하는 사람이라면 불편함이 덜할 수 있다. 설령 키가 작아도 키 사이 간격을 적당히 띄워 놓았다면 불편함은 덜했겠지만 이마저도 아니다. 키보드에서 시선을 뗀 채로 화면에 집중해 타이핑하다 보면 자꾸 다른 키를 눌러 오타를 내기 일쑤다.

결론 : 태블릿, 스마트폰으로 간단한 업무보기에 제격

에버노트나 구글독스 등 텍스트 위주 메모가 잦은 사람이라면 불편함을 견디다 못해 블루투스 키보드에 눈을 돌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고정된 키가 항상 일정한 면적을 차지하는 키보드 특성상 크기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실리콘 재질로 돌돌 말아 보관할 수 있는 키보드도 있지만 키를 누를 때 느낌이 썩 좋지 않고 오래 누르다 보면 손목에 쉬이 피로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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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셜 키보드는 아예 키보드를 반으로 접어 키보드가 차지하는 면적을 줄였고 케이스는 거치대로 쓸 수 있다. 노트북이나 데스크톱PC 키보드처럼 편안하지는 않지만 같은 시간에 더 많은 내용을 입력할 수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지원하는 운영체제도 다양해 아이폰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혹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아이패드 등 스마트폰과 태블릿 운영체제가 서로 다른 사람, 윈도 운영체제를 쓴 인텔 태블릿을 더 효율적으로 쓰고 싶은 사람에게도 적합하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키보드 양쪽을 연결하는 경첩구조 지지대가 썩 튼튼하지 않다는 점이다. 험하게 열고 닫으면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휘어져 키보드를 완전히 펼쳤을 때 수평이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상태에서 타이핑하면 키보드 한 쪽이 위로 들려 올라가면서 덜컹거리거나 흔들리기 쉽다. 이렇게 한 번 휘어지면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기도 쉽지 않다. 휴대성을 높인 만큼 내구도에도 좀 더 신경썼더라면 좋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