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서 아이코니아 A1-840FHD(이하 A1)는 인텔 아톰칩을 쓴 안드로이드 태블릿이다. 8인치 풀HD(1920×1200 화소) IPS 디스플레이와 인텔 아톰 Z3745(1.33GHz)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채택했다. 내장 저장공간은 16GB, 메모리는 DDR3 2GB이며 마이크로SD카드를 꽂아 최대 64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초기 안드로이드 버전은 4.4.2(킷캣)다.
카메라는 전면 200만 화소, 후면 500만 화소이며, 네트워크는 802.11n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4.0을 내장했고 화면 뒤에 듀얼 스피커를 달았다. 배터리는 4천1백mAh로 최대 7시간 동안 쓸 수 있다. 무게는 360g이며 두께는 8.5mm다. 색상은 실버 한 종류이며 가격은 26만9천원.
■알루미늄 재질 쓴 본체 “두께 8.5mm”
A1은 프리미엄 제품도 아니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굳이 따지면 보급형 제품에 가깝다. 하지만 디자인은 고급형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제품 뒷면 대부분이 알루미늄 재질로 만들어졌고 와이파이 안테나나 GPS 안테나가 달린 제품 위 아래만 전파 간섭을 막기 위해 플라스틱 재질을 썼다. 하지만 결합부분 이음매도 매끈하고 마감도 나쁘지 않다. 플라스틱에 도료를 발라 알루미늄 처럼 보이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디스플레이는 IPS방식 8인치 1920×1200 화소다. 전후좌우 시야각도 양호한데 LCD 패널과 보호유리 사이 공기층이 없는 다이렉트 본딩 방식이다. LG전자 옵티머스G에 도입된 제로갭 디스플레이와 유사한 형태며, 제품 두께를 줄이면서 선명도는 높일 수 있는 잇점이 있다. 테두리(베젤)도 두껍지 않고 한 손으로 들었을 때 크게 부담을 주지 않는다. 다만 본체 뒤에 툭 튀어나온 카메라는 옥에 티다.
■체감 성능·벤치마크 “모두 우수”
과거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제기되는 가장 큰 불만이 체감 속도가 썩 쾌적하지 않다는 점이다. 홈 버튼이나 뒤로가기 버튼을 눌렀을 때, 그리고 앱을 실행할 때 느껴지는 미묘한 지연시간이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준다. 하지만 적어도 A1에서는 이런 스트레스가 적다.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는 윈도 태블릿에 흔히 쓰이는 인텔 Z3745를 썼는데 버튼을 누르거나 앱을 실행할 때 지연이 거의 없다.
안투투 벤치마크는 3만4천651점으로 인텔 Z2500 시리즈를 쓰는 안드로이드 태블릿(1만 9천점대)의 두 배 가량이다. 점수만 놓고 따지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갤럭시S5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3D마크 애플리케이션이 내장한 ‘아이스스톰 언리미티드’ 점수는 1만 6천763점인데 에이수스 폰패드7 LTE, 에이서 B1-730HD와 바교해 세 배 넘게 차이가 난다. 물론 벤치마크 점수가 높다고 해서 체감 속도까지 무조건 빨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확연한 성능 차이를 숫자로 보여 준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메모리는 DDR3 2GB, 저장공간은 16GB다. 최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메모리를 3GB 넘게 달고 나오는 일도 흔하지만 결코 적은 용량은 아니다. 초기 설정을 마친 경우 남는 저장공간은 약 8.1GB다. 용량이 모자라면 마이크로SD 카드를 꽂아 늘리면 되고 최대 64GB까지 인식한다. 일부 안드로이드 기기는 라이선스 문제로 exFAT로 포맷된 마이크로SD카드를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많지만 이 제품은 FAT32, exFAT 모두 정상 인식한다.
■화면에 손가락만 대면 앱 실행한다
치열한 가격경쟁이 벌어지는 안드로이드 태블릿 특성상 소프트웨어는 구글 기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점은 A1 역시 마찬가지인데 잠금 화면이나 설정 화면의 디자인을 일부 바꿨다. 모션 인식 등 편의 기능은 빠졌지만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다섯 손가락이나 두 손가락만 대면 자동으로 화면이 커지는 ‘터치 웨이크업’ 기능이 추가되었다. 단순히 화면만 켜는 것이 아니라 미리 지정한 앱까지 자동으로 띄운다. 물론 패턴이나 비밀번호로 화면을 잠그면 앱 실행 전 잠금을 해제해 주어야 한다.
카메라는 전면 200만 화소, 후면 5백만 화소를 탑재했다. 후면 카메라 실제 최대 화소수는 16:9 비율일 때 3백68만 화소(2560×1440), 4:3 비율일 때 4백91만 화소(2560×1920)다. 화상통화에나 쓸법한 2백만 화소보다는 화질이 낫지만 ‘작품 사진’을 찍을 정도는 아니다. 전면 카메라는 200만 화소(1280×960)로 셀카를 찍기에는 역부족이다. 다만 화이트밸런스나 카메라 화소 수, 노출 측정 영역 등 각종 설정을 다양하게 고를 수 있어 찍는 재미가 있다. 기본 내장되는 앱은 영어 오디오북 서비스, 호텔·항공권 예약 서비스, 영어·일본어 잡지 앱으로 국내 실정에는 안 맞아 별 의미는 없다.
■결론 : 전자책·만화 읽기에 적합…어중간한 가격이 걸림돌
A1-840FHD는 인텔 베이트레일 프로세서를 쓴 안드로이드 태블릿 중 가장 저렴하다. 게다가 풀HD 디스플레이를 달아 보는 느낌도 훨씬 낫다. 성능 역시 대부분 모바일 게임에서 큰 지장이 없다. 한 마디로 가격 대비 성능이 상당히 만족스럽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7·8인치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이 10만원대 중·후반 제품으로 굳어진 요즘 시장 상황이 이 제품의 가성비를 무색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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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풀HD가 굳이 필요 없다면 성능은 비슷하고 해상도가 1280×800 화소인 태블릿을 10만원 중반에 살 수 있다. 나온지 1년이 넘었지만 삼성전자 갤럭시탭3도 16GB 와이파이 버전이 20만원 미만이다. 해상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영상을 볼 용도라면 나름대로 쓸만하다. 결국 가격 대비 성능, 혹은 쾌적한 사용 환경 중 하나에 중점을 두고 제품을 골라야 하는 판이다.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가격 대비 성능이 우선이라면 굳이 이 태블릿을 살 필요가 없다. 하지만 저가 태블릿에는 없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가진 잇점은 분명하다. 영어는 물론 획이 많은 한글이나 한자 등 외국어를 보기 편하고 그림이나 음영도 보다 분명하게 표시된다. 300dpi 이상으로 제작된 전자책이나 PDF, 만화책을 넘길 때도 처리 시간이 적다. 전자책이나 PDF 혹은 만화책을 스트레스 없이 편하게 넘겨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