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제왕 노리는 표준형 SSD

샌디스크 X300s SSD 리뷰

일반입력 :2014/08/28 13:43    수정: 2014/09/04 14:29

권봉석

샌디스크 X300s(이하 X300s)는 256비트 자체 암호화 기능을 갖춘 중급형 SSD다. 최대 읽기 속도는 520MB/s, 최대 쓰기 속도는 460MB/s이며 SATA 3(6Gbps) 규격을 따랐다. 데스크톱PC·노트북에 장착할 수 있는 2.5인치 모델, 맥북에어 등에 장착할 수 있는 M.2 모델 등 두 종류로 출시된다. 이 중 2.5인치 모델은 마벨 88SS9187 컨트롤러와 19nm 샌디스크 MLC 플래시 메모리를 썼다. 하드웨어 기반 256비트 자동 암호화 기능도 있다.

D램과 쓰는 속도가 빠른 SLC 메모리를 조합해 읽고 쓰는 속도를 높이는 n캐시 기술을 기본 내장하고 있고 모니터링용 프로그램인 샌디스크 SSD 대시보드와 암호화 관리 프로그램인 엠바시 시큐리티 센터를 쓸 수 있다. 보증 가능한 기록용량은 64GB 제품이 40TB, 128GB 이상 제품은 80TB다. 평균고장시간(MTTF)은 2백만 시간이며 무상보증기간은 5년이다. 인텍앤컴퍼니를 통해 9월 초 64GB, 128GB, 256GB, 512GB, 1TB 등 다섯 가지 용량으로 출시될 예정이며 예상 가격은 128GB 제품이 8만원 전후, 256GB 제품이 16만원 전후.

고성능 컨트롤러 칩과 19nm 플래시 메모리 조합

X300s는 컨트롤러 칩으로 같은회사 SSD인 익스트림 프로나 크루셜 M550에 쓰였던 마벨 88SS9187 칩을 썼다. 듀얼코어로 작동하고 SSD 안의 플래시 메모리를 묶어 관리하는 채널은 8개다. 고성능 제품에 자주 쓰이고 256비트 암호화 기능을 기본 지원한다.

내장된 플래시 메모리 칩은 ‘Sandisk 15059′라고 표시되어 있으며 샌디스크가 제조한 19nm 플래시 메모리다. 리뷰 제품은 512Gb(64GB) 플래시 메모리를 여덟 개 써서 512GB로 구성했다. 컨트롤러 칩과 플래시 메모리 칩 위에 전열재를 붙여 놓았고 열때문에 뜨거워지면 자동으로 성능을 낮춰 열을 내리는 쓰로틀링 기능도 내장하고 있다. 최대 용량은 1TB지만 현 시점에서는 시장에 출시되지 않았다.

4KB 읽고 쓰는 속도 ‘우수’

윈도 8.1 프로를 설치한 기가바이트 브릭스 프로(인텔 i7-4770R, DDR3 8GB, HM87)에 연결하고 성능을 측정했다. 크리스탈디스크마크 3.0.3 x64, AS SSD 벤치마크 두 프로그램을 썼고 성능을 파악하기 위해 연속 읽기·속도와 프로그램 실행 등 실제 속도를 파악하기 위해 4KB 읽기/쓰기 성능도 함께 확인했다. 테스트 결과는 5회 반복한 평균값이다.

최대 읽기 속도는 524MB/s, 최대 쓰기 속도는 452.2MB/s로 샌디스크가 주장한 속도와 거의 근접한 수치다. 비트 단위로 계산하면 각각 4.19Gbps, 3.62Gbps다. SATA 3 규격이 낼 수 있는 최대 한계치인 600MB/s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부팅과 프로그램 설치·실행 속도를 좌우하는 4KB 속도도 읽기 34.39MB/s, 쓰기 86.97MB/s로 빠르다. 컨트롤러 칩과 플래시가 같은 샌디스크 익스트림 프로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40TB 기록 뒤에도 성능 저하 없다

SSD에 쓰이는 NAND 플래시 메모리는 내용을 지우고 새로 기록할 때마다 수명이 조금씩 줄어들기 때문에 쓰기 횟수나 용량에 제한이 있다. X300s는 64GB 제품에 최대 40TB까지 이상없이 기록할 수 있고 128GB 이상 제품은 최대 80TB까지 이상 없이 기록 가능하다. SSD 벤치마크 프로그램 ‘앤빌 스토리지 벤치마크’를 이용해 리뷰 제품(512GB)에 약 91시간 동안 연속으로 40TB를 기록한 후 확인한 결과 쓰기·읽기 오류는 일어나지 않았다.

40TB 연속 기록 후 속도 저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크리스탈디스크마크로 다시 속도를 측정한 결과 속도 변화 폭은 1%에 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미미했다. 개인용 PC에 설치한 SSD가 2년동안 10TB도 채 못 쓰는 것을 감안하면 초기 불량이 생기는 경우를 제외하고 보증 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큰 이상 없이 쓸 수 있는 셈이다.

보안 모듈 역할을 하는 TPM칩이 달린 데스크톱PC나 노트북에서는 자동 암호화 기능도 쓸 수 있다. 전용 관리 프로그램인 샌디스크 SSD 대시보드에서 암호화 기능을 활성화한 다음 UEFI 모드로 운영체제를 설치하면 된다. SSD 대시보드 프로그램에서 쿠폰 코드를 발급받으면 암호화 관리 프로그램인 ‘엠바시 시큐리티 센터’도 설치해 쓸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이라면 비트로커 활성화를 통한 암호화로 족할 것이다.

결론 : ‘가성비의 제왕’ 자리, 이번에도 지킬 수 있을까

X300s는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일반 소비자용 SSD가 아니다. 샌디스크의 분류에 따르면 X300s는 엄연한 기업용(혹은 B2B용) 제품이다. 국내 SSD 시장에서 가격 대비 성능이 높아 베스트셀러로 꼽혔던 X110, X210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유통사인 인텍앤컴퍼니가 수입한 물량을 조금씩 떼어 유통망에 공급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가 구입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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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기형적이지만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도 비슷한 방식으로 시장에 유통되고 있고 영수증과 유통 경로만 확인된다면 5년동안 보증받을 수 있다. 박스나 설명서, 혹은 마이그레이션 프로그램이 빠지지만 SSD를 직접 사서 교체할 정도로 관련 지식을 갖춘 소비자에게 큰 문제가 될 사항은 아니다. 오히려 원가가 내려가는 만큼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력도 있다.

다만 X110·X210이 ‘가성비의 제왕’으로 통했던 올 초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128GB 제품은 7만원대 벽이 깨진지 오래고 256GB 제품은 12만원대에 살 수 있다. 1GB당 단가가 469원에서 547원 꼴이다. 2015년 상반기에는 주력 제품이 128GB에서 256GB로 완전히 이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X300s의 예상 가격은 128GB가 8만원 전후, 256GB 제품이 16만원 전후다. 가격만 따지자면 썩 매력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쓸만한 성능과 암호화 기능 기본 내장, 플래시 메모리 품질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괜찮은 선택지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