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질라가 자사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사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강화할 신기능을 만든다. 향후 파이어폭스OS 단말기 사용자들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요구하는 기능 권한을 일일이 통제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씨넷은 지난 26일 모질라가 파이어폭스OS 후속 버전에서 아직 안드로이드 환경으로는 지원되지 않는 일종의 '앱 권한 개인화' 경험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앱 권한 개인화란, 앱이 단말기의 어떤 기능을 쓸지 요구하면 안드로이드처럼 그대로 허용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가 그걸 원하는대로 조절할 수 있단 뜻이다.
모질라 웹브라우저 파이어폭스의 엔진을 활용해 만든 파이어폭스OS는 최근 '플레임(Flame)'이라는 개발자용 단말기를 통해 본격 확산되기 시작했다. 앞서 ZTE '오픈', 알카텔 '원터치파이어' 등 플레임보다 사양이 낮은 기기들이 15개국에 출시됐고 지난 25일 인도에는 '클라우드FX'라는 초저가(25달러) 단말기도 시판에 들어갔다.
파이어폭스OS 플랫폼은 브라우저 기술을 품었기 때문에 네이티브 코드 대신 웹사이트 개발에 쓰이는 HTML5, CSS3, 자바스크립트 등 웹기술로 만들어진 앱을 구동한다. 모질라는 파이어폭스OS를 웹 기술이 작동하는 기반 환경으로 만드는 동시에, 사용자를 위한 개방성과 신뢰성 등 웹의 가치가 보장되게 해줄 수단으로 삼고 있다.
모질라가 향후 파이어폭스OS에 앱 권한 개인화 기능을 넣겠다고 예고한 사례도 이같은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 모질라 보안 엔지니어 프레데릭 브라운은 블로그를 통해 파이어폭스OS 2.1버전에 기술에 민감한 사용자 및 프라이버시 문제에 천착하는 이들에게 앱 기능의 권한을 조절할 수 있게 설정하는 고급 기능을 넣겠다고 밝혔다.
브라운에 따르면 파이어폭스OS 2.1버전 기반의 스마트폰은 일반 앱 설정 화면에서 각 앱에서 실행할 수 있는 모든 기능 권한을 목록으로 보여주고 사용자가 그걸 허용(Allow)할지, 필요할 때 확인(Prompt)하게 할지, 차단(Deny)시킬지 지정할 수 있게 된다.
안드로이드OS용 앱 개발자는 자신의 앱이 단말기의 어떤 기능을 쓰거나 말거나 양자택일해야 하지만, 파이어폭스OS용 앱 개발자는 자신의 앱이 단말기의 어떤 기능을 쓸지, 또는 말지, 아니면 사용자에게 확인을 받을지, 3가지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기능이 생기면 파이어폭스OS 단말기 사용자들은 자신이 설치한 앱의 작동 권한을 원하는대로 지정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알람 앱을 쓰려고 할 때 그게 단말기의 위성항법장치(GPS) 기능에 접근해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 그걸 못하게 하는 식이다.
다만 파이어폭스OS 설계구조상, 사용자가 모질라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설치하는 앱만이 이런 방식으로 작동 권한을 지정받을 수 있다. 달리 말해 파이어폭스OS에 선탑재되는 내장 앱들의 작동 권한은 사용자가 의도적으로 차단할 수 없도록 잠겨 있다는 뜻이다.
브라운은 사용자가 파이어폭스OS 설정에서 앱 권한 지정 기능을 사용해 그 작동방식을 제한할 경우 해당 앱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 원래 필요한 기능을 쓰지 못해서 오작동할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씨넷은 이런 기능이 이미 웬만큼 구현돼 있음에도 당장 파이어폭스OS 사용자들이 이를 접할 수는 없을 것이라 전했다. 이들이 체험할 수 있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도 불분명하다. 앱 권한을 개인화할 수 있다는 파이어폭스OS 2.1 버전은 현재 '코드 완성' 시점만 계획돼 있고, 공개 배포 시기는 미확정 상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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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질라 대변인은 이와 관련된 질의에 대해, 파이어폭스OS 단말기의 테스트, 인증, 출시, OS 업데이트가 각 통신사 파트너의 역할이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들이 특정 버전에 추가될 OS의 신기능을 쓸 수 있는 시점으로 언급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파이어폭스OS 1.4 버전이 상용화한 최신판이고, 지난 4월 나온 파이어폭스2.0 버전이 후속 기종을 통해 출시될 전망이다. 그 다음에야 배포 또는 업그레이드될 파이어폭스2.1 버전의 상용화 시점은 짐작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