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SW업체 웹케시의 대담한 플랫폼 장사

비즈니스 앱스토어 '비즈플레이' 공개

일반입력 :2014/08/27 16:12    수정: 2014/08/27 16:37

황치규 기자

애플이나 구글도 아니고, IBM이나 오라클, SAP, HP도 아닌 국내 중소 SW업체에서 기업용 앱스토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웹케시가 주인공이다.

웹케시는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픈 플랫폼에 기반한 비즈니스 앱스토어에 초점을 맞춘 비즈플레이 서비스를 공개했다. 비즈플레이를 위해 4년간 130억원 가량을 투입했다고 한다. 중소 SW회사임을 감안하면 꽤 과감한 승부수다.

웹케시에 따르면 비즈플레이는 기업과 고객이라는 비즈니스 관계를 기반으로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마켓플레이스다. 웹케시가 제공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 그룹웨어, 거래처관리, 회계장부, 인사급여 등 비즈니스 SW가 기본앱으로 제공된다.

다른 기업들도 비즈플레이에 앱을 올릴 수 있다. 현재 16개 앱이 올라와 있다. 14개는 웹케시가 만들었고 2개는 외부 업체 것이다. 비즈플레이는 운영체제(OS)에 의존하는 네이티브 앱을 파는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스토어, 윈도 스토어 등과는 성격이 다르다.

비즈플레이는 웹기반 서비스다. 웹케시는 다른 업체들이 비즈플레이에 앱을 올릴 수 있도록 개발 환경을 제공한다. 개발 하는 업체는 앱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공개할 수 있고, 다른 업체는 이를 활용해 이와 상호 연동되는 앱을 만들 수 있다. API 공개 여부는 해당 업체 선택 사항이다. 윤완수 웹케시 대표는 비즈플레이가 기존 플랫폼과 다른 점은 비즈니스 관계에 기반해 플랫폼을 통한 거래처 및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며, 기본앱으로 제공되는 협업 게시판 '오픈보드', '콜라보', '전자결재' 등과 스마트회계, 전자세금계산서, 증빙센터 등 플랫폼 기반 앱에서 제공하는 API를 활용해 다양한 비즈니스 솔루션을 연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공간과 거래처 및 고객관리 소셜 기반의 다양한 협업 앱도 제공해 그룹웨어가 없는 기업에서는 비즈플레이를 통해 협업 솔루션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웹케시가 비즈니스 앱스토어 시장 진출을 검토한건 지난 2009년부터다. 애플 아이폰이 들어와 한국을 강타하던 시절이다.

윤완수 대표는 매출이 정체돼 있던 상황에서 휴대폰 시장을 호령하던 노키아가 무너지는 것을 보니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게 됐다면서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는 비즈니스 앱스토어를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앱스토어 프로젝트는 생각보다 대단히 어려운 과정이었다. 4년이나 걸릴줄은 처음에는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고정관념을 깨지 않고 기존에 제공하던 SW를 앱 스타일로 맞추려다보니 그렇게 됐다는게 내부 평가다. 웹케시에 따르면 비즈플레이에 올라가는 SW는 다양한 기능을 모두 갖춘 패키지가 아니라 특정 기능에 특화된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내놓는 것 자체가 만만치 않았던 비즈플레이 프로젝트는 과연 연착륙할 수 있을까? 플랫폼 장사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는 고정관념이 여전히 힘을 얻고 있음을 감안하면 아직은 불확실성이 커보이는게 사실이다.

당사자인 웹케시는 대단히 자신감을 보인다. 윤완수 대표는 기존 비즈니스 앱 플랫폼의 경우 플랫폼 사업자가 한정되어 있어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며 비즈플레이는 아이디어만 있다면 누구나 100만 기업이 사용하는 비즈니스 앱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에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기사

웹케시는 일단 자사가 보유한 고객 기반이 비즈플레이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완수 대표는 수십만에 달하는 웹케시 고객 인프라를 비즈플레이로 전환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할때 협력사들을 상대로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웹케시는 비즈플레이가 국내용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웹케시는 캄보디아, 일본 진출을 시작으로 비즈플레이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