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게임 중독 해소 연구 추진 '논란'

일반입력 :2014/08/27 11:18    수정: 2014/08/27 11:24

박소연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게임 중독해소를 목적으로 연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부처가 게임을 중독물질로 이미 규정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는 게임 이용에 따른 사회적 문제 해결을 목표로 인터넷 ·게임 디톡스 사업 추진하고 있다.

인터넷·게임 디톡스 사업은 미래부 주관 하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여성가족부 네 개 부처가 공동 참여하는 범정부 사업이다. 인터넷·게임 중독의 진단 및 예방 기술 개발을 목표로 오는 2018년까지 총 43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지난해 전문가를 대상으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 과제를 공모 받아 해당 과제를 선정하게 됐으며 지난달 부처 간 협의를 마쳤다. 지난 13일 보건복지부, 지난 14일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사업단 공모를 시작하며 사업에 시동을 건 모습. 사업은 중독 진단체계, 중독 원인 규명, 중독 치료 방법 개발 등의 총 8개 과제의 총 33개 세부과제가 각 부처에 할당돼 진행된다. 중독의 원인이 선천적인 것인지 사회적 영향인지를 규명하는 것이 주 내용으로 청소년이 주된 연구 대상이 될 전망이다.

문체부는 이 사업의 일환으로 올해 예산 7억 원을 할당해 게임 과몰입 관련 패널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최소 3년 이상 2천 명 이상을 대상으로 FMRI를 활용한 영상학적 뇌 연구 등 게임이용에 따른 뇌 활동의 변화를 임상 관찰할 계획이다.

이 같은 정부의 움직임에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회의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업 추진 명칭부터 이미 게임을 중독 물질로 규정짓고 있기 때문.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게임의 중독성이 명확하게 밝혀지지도 않은 가운데 중독 해소법을 연구하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정부에서 게임을 중독 물질이라고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의 게임중독법이 통과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정부부처가 밀어주기 식 연구 추진을 진행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연구 진행 방향에도 의구심이 간다”며 “게임 중독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에서 임의로 중독이 아닌 사람들까지 표본에 포함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하지만 미래부와 문체부 측은 이와 다른 입장을 전했다. 사업 명칭에 게임 중독해소를 포함해도 문제가 없다는 것. 사회경제적 문제에 대한 접근의 의미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문체부의 한 관게자는 “게임이 병리학적으로 중독을 유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해명하면서 “연구를 통해 중독의 원인을 규명하고 게임이용에 따른 우울증, 범죄 등 사회경제적 손실을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다.내달 말에서 오는 10월 초 연구팀이 선정되면 보다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미래부 관계자는 “해당 사업이 게임의 중독 유발을 전제하고 출발하며 인터넷, 게임, 스마트폰 중독을 혼재해 사용하고 있어 협의 과정에서 이의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도 “사업의 최종 목적이 게임 과몰입을 방지하고 개선하는 데 있는 만큼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래부는 내달 12일까지 과제 접수를 받아 올해 안에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