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청률 조사 방법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며 시청률 조사기관이 직접 현재 TV 시청 행태와 관련한 지표를 공개해 주목된다.
유도현 닐슨코리아 대표는 미디어미래연구소가 주최한 미디어리더스포럼에서 ‘미디어 이용행태 변화의 함의화 대응 방안’이란 주제의 강연으로 통합시청률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모바일TV나 PC 등 N스크린을 통한 TV 시청 행태가 늘어나고, 주문형비디오(VOD) 시청자가 실시간 방송 시청자 수를 뛰어넘고 있다.
기존 TV 시청률 조사 방식으로는 한계에 봉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TV 시청률은 광고 금액 산정이나 방송 사업자가 향후 콘텐츠 제작 방향에 있어 큰 역할을 한다. 방송 다양성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도 TV 시청률은 중요한 지표다.
이 때문에 정부와 관련 업계서는 통합시청률 도입을 위한 논의가 한창이다. 방송통신위원회를 중심으로 민관협의회, 실무위원회, 산학연 토론회 등이 진행되고 있다.■통합시청률 조사 필요한 이유는?
유도현 닐슨코리아 미디어 총괄 대표는 “스마트 미디어 보급에 따라 소비자가 디바이스와 콘텐츠를 주도적으로 재조합해 이용한다”며 “3스크린 이용이 보편화되고 특히 모바일 이용이 증가해 기존 TV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3스크린이란 기존 TV와 함께 PC와 모바일을 합친 것을 말한다. PC는 물론 최근 들어 스마트폰 보급이 크게 늘었다. 국내서는 스마트폰 이전에도 DMB 기능을 활용한 모바일TV가 물꼬를 틀었고, 스마트폰 대중화 시대 들어서는 모바일 앱 형태의 TV 시청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도현 대표는 “전통적인 TV 시청행태에서 탈피한 새로운 미디어 이용행태에 대한 통합적인 콘텐츠 가치 측정이 요구된다”며 “통합시청률 조사로 숨겨진 시청층까지 파악해 콘텐츠의 정확한 가치를 측정하고, 생태계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시청률 조사를 위해 각기 다른 방송 사업자 협조와 함께 ▲모집단 설정 시 통합 이용자 규모에 대한 정의 ▲각 플랫폼에 분산된 콘텐츠 측정 범위 ▲각 기기별 합산 단위에 대한 표준화 된 지표 ▲통합시청률 합산 기간 등에 대한 산업 내 합의가 필요하다.
■TV 시청 행태, 얼마나 바뀌었나
유도현 대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존 TV 시청 시간은 2012년 대비 지난해와 올해 각각 3.2%, 2.1% 증가했다.
기존 TV 시청 방식이 소폭 성장할 때 PC를 이용한 TV 시청은 같은 기간 27.6%, 15.8% 늘었다. 모바일 웹과 앱 등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을 통한 시청 시간은 330.1%, 33.2% 증가했다.
완전히 새로운 TV 시청자 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20~30대 연령층에서 두드러지는 결과로 향후 TV 시청 방식이 완전히 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 대표는 “TV 시청시간이 긴 50대 이상 장년층은 방송소비 시장의 핵심계층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20~30대 층은 기존 TV의 시청 시간이 급격히 감소해 콘텐츠 소비와 부가가치 창출간 왜곡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TV, PC, 모바일 등 3가지 환경에서 매체에 접근하는 행태도 눈길을 끈다.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전체 인구의 64.7%까지 치솟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작년 4분기 58.1%에서 빠르게 증가한 것. 아울러 3스크린 이용자의 매체 이용 시간은 하루 평균 7시간 22분에 이른다.
3스크린 이용자 52%가 하루 32분간 TV와 모바일을 동시에 이용하며, 매체별 이용 식ㄴ을 따지면 모바일이 3시간 42분으로 가장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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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매체 접근 기회를 가진 3스크린 이용자와 함께 전통적인 TV 시청 방식을 완전히 포기한 제로TV gustd도 늘고 있다. 이를테면 TV 없이 모바일이나 PC 만으로 매체를 시청한다는 뜻이다.
유 대표는 잠재적인 제로TV 이용자까지 포함할 경우 3스크린 이용자 가운데 제로TV 인구 비중은 22%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