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왜 T커머스 뛰어드나

중기제품 전용 채널…제7홈쇼핑 견제 해석도

일반입력 :2014/08/12 15:46    수정: 2014/08/12 15:47

TV홈쇼핑 5개사가 데이터방송 상품판매(T커머스) 시장에 뛰어든다. 옛 방송위 시절 받은 면허를 활용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T커머스 면허가 없는 홈앤쇼핑을 제외한 5개 TV홈쇼핑 사업자는 지난달 T커머스 채널 개국안을 미래창조과학부에 제출했다.

지난해부터 채널 개국을 논의해 온 5개 TV홈쇼핑 사업자들은 올해 들어 T커머스 면허 회수 논의가 나오자 본격 사업 착수에 나섰고, 관계부처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논의를 마치는대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TV홈쇼핑업계는 미래부가 발표할 ‘TV홈쇼핑 중기지원정책’을 반영해 이르면 연내 방송 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TV홈쇼핑업계 "중기 전용 T커머스 만들겠다"

T커머스는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디지털 방송을 통해 리모콘 검색 등이 가능한 상거래 서비스를 말한다. 기존 TV홈쇼핑과 방송법상 데이터방송이란 역무에 속하며 차별점을 두어야 한다는 논의가 정부 차원에서 진행돼왔다.

이런 가운데 TV홈쇼핑 사업자들이 스스로 중소기업 제품과 농식품 편성을 100%로 내세운 점이 눈길을 끈다. 이름바 ‘중기 전용 공익성 T커머스’를 개국 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서는 기존 홈쇼핑 사업자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제7홈쇼핑을 견제하기 위해 뛰어드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 아니다. 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홈쇼핑(현 롯데홈쇼핑), 홈앤쇼핑이 들어올 때도 중기 제품 판로 확대를 이유로 비집고 들어왔는데 세 번째 같은 시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5개 T커머스 방송을 통해 중기 제품 판로 확대 발판을 마련, 7홈쇼핑 필요성 논의를 무마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개국 첫해 매출 3천억원 예상

홈쇼핑 사업은 본질적으로 유통업이다. 방송은 매개체에 불과하고 실제 상품을 수급하고 광고한 뒤 판매하는 물류 성격에 가깝다.

방송을 통한 유통 업력을 가진 사업자들이 뭉쳐 디지털 방송에 걸맞는 새로운 유통 구조를 내세울 것이란 기대도 받는다.

TV홈쇼핑협회가 강조하는 점도 이 부분이다. 개국 첫해 중기제품 판매 매출 3천억원이란 청사진도 내놨다. KTH 연매출 600억원에 5개 사업자를 곱한 값이다.

협회 관계자는 “길게는 20년 동안 유통업에 종사해온 사업자들이기 때문에 T커머스를 통해 상당한 매출을 올려 중기 제품 판로 확대 지원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하이채널 연번제로 50번대 이상 스포츠 채널이 몰려있는 것처럼 T커머스 채널도 함께 방송을 하다보면 인지도도 더욱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T커머스 사업자들이 역무 위반이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자체 운영 표준을 마련해 나서겠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기존 방송 채널이 1부리그, T커머스가 2부리그 역할을 할 수도 있다”며 “중기 제품 100%라는 조건은 파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홈쇼핑만 자꾸 늘어나? 적지 않은 우려

반면 시청자 입장에서 미디어 다양성에 방해가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기존 홈쇼핑, T커머스 채널에 신규 T커머스를 더하면 10개가 넘을 수도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일부 케이블 채널(PP) 광고에서도 홈쇼핑 방송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상품 또는 서비스 판매가 진행되고 있다. 나아가 기존 홈쇼핑 방송도 황금 채널(20번대 이하 채널)에서 지상파와 종편 사이에 하나씩 들 있다.

정부 관계자는 “T커머스가 늘어나는 점에서 걱정되는 부분은 미디어 다양성이란 점이 훼손될 수 있다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방송학계에서도 10개 이상의 상품판매 방송이 난립한다는 점은 반기지 않고 있다. 시청자의 본질적인 시청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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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홈쇼핑 송출 수수료 중심의 유료방송 수익구조 불균형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SO나 IPTV 등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 수입의 대부분이 수신료(가입자 서비스 이용료)로 충당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 홈쇼핑 채널 사업자의 송출 수수료가 차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이 시장은 1조원대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