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인텔과 매출 격차 좁혀

높은 메모리 매출 성장률로 1위 추격

일반입력 :2014/08/08 11:20    수정: 2014/08/08 16:44

송주영 기자

세계 반도체 시장 2위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매출에서 1위 업체인 인텔과의 격차를 줄였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의 치킨게임이 끝나 성장이 가능한 반면 인텔은 PC 시장의 한계, 모바일 부진 등으로 성장률이 저조했다.

8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반도체에서 183억1천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매출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17%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지난해 동기 157억1천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인텔은 상반기에 244억3천200만달러로 전년 동기 233억4천만달러 매출과 비교해 성장률은 5%에 그쳤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올 상반기 매출은 인텔의 75%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전자 반도체의 매출은 인텔 매출의 66%수준이었다.

■시황 엇갈린 삼성전자 vs 인텔

삼성전자의 상반기 반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늘어난 것은 업계 구조 재편과 관련이 있다. 앞으로 메모리 쪽에서 큰 변수가 없다면 이같은 매출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메모리 시장은 수요업체에 비해 공급업체의 수가 줄었다. D램의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파전, 낸드플래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도시바, 마이크론 등 4파전이 이어지고 있다.

공급업체가 제한되면서 최근 메모리 시장은 치킨게임이 한창이던 2010년대 초반과 같은 급격한 가격 하락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사업부 중 시스템LSI가 부진하기는 하지만 메모리가 실적을 받쳐주고 있다.

반면 인텔은 성장률이 20위권 업체 평균인 10%보다 낮은 5%로 부진했다. 인텔은 매출 60% 이상을 의존하는 PC 산업이 침체 국면으로 매출 성장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는 PC 시장이 소폭 반등했으나 급격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여기에 인텔은 모바일 분야에서 실적에 발목히 잡혔다.

인텔은 올해 상반기 데이터센터그룹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 이상 성장하는 등 각 분야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PC분야 매출도 2%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모바일은 올해 상반기 2억달러의 매출로 전년동기 6억9천만달러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부진을 거듭했다.

인텔은 태블릿 성장 등 모바일 분야의 매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인텔은 태블릿 시장에서 올해 목표치를 1천만대에서 4천만대로 늘리고 이에 대해 순항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실적은 부진하다.

■SK하이닉스·마이크론도 약진

이외 상반기 반도체 업계는 메모리 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5위 마이크론의 매출은 상반기 전년동기대비 19%, 6위 SK하이닉스는 20%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메모리 업계에서는 도시바만 매출이 9% 하락했다.

메모리를 제외하고 상위 20위권 업체 중에 올 상반기 가장 높은 매출 성장세를 기록한 반도체업체는 대만 모바일용 반도체 팹리스사 미디어텍-엠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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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텍-엠스타는 올 상반기 34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합병 이전 양사 법인의 매출을 합한 지난해 상반기 매출 24억달러 대비 38%의 성장률을 보였다. 순위도 지난해 13위에서 12위로 한단계 뛰어올랐다. 미디어텍-엠스타는 저가형 AP, 모뎀 통합칩으로 중국 등에서 고객군을 확대하고 있다. 높은 매출 성장률도 범중화권 반도체 업체의 위력을 과시했다.

이외 TI, 브로드컴, 르네사스 등도 반도체 업계 순위가 상승했다. TI, 브로드컴, 르네사스 등은 매출 성장률은 낮았지만 도시바, ST마이크로의 실적 하락 속에 각각 8위에서 7위, 10위에서 9위, 11위에서 10위로 올랐다. 도시바는 매출 하락으로 순위가 7위에서 8위로 내려앉았으며 ST마이크로도 9위에서 11위로 두 계단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