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기술지원 시한이 1년 안으로 다가온 '윈도서버2003'의 장비 교체수요가 국내 x86 서버 시장에 활기를 더할 수 있을까? 글로벌 서버 제조사들은 각자 여건에 맞게 대응을 준비 중인 모습이다. 구체적인 움직임은 올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가시화될 전망이다.
6일 현재 윈도서버2003R2 버전의 기술지원 기간은 약 11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에디션'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이지만 윈도서버2003R2는 내년 7월14일 이후부터 MS의 보안 업데이트와 핫픽스 등 수정 프로그램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를 사용하는 기업 시스템의 안정성과 보안성은 예전보다 떨어지게 된다.
윈도서버2003R2가 서버 하드웨어와 함께 공급된 시점은 7~8년 전이다. 기업에서 이를 교체하려면 소프트웨어(SW)뿐아니라 하드웨어(HW)도 함께 바꿔야 한다. 구형 HW는 신형 OS와 그에 설치되는 애플리케이션이 요구하는 성능을 받쳐 주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버 제조사들은 이게 기업 시장의 HW 공급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 점친다. HW 교체가 이뤄질 올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가 'x86 서버 대목'이라는 표현도 들린다. 다만 업계 관측과 제조사들의 실제 입장에는 다소 온도차가 있다. 국내서는 x86 서버 제품 사업 비중이 큰 한국HP와 델코리아가 이와 관련된 신규 윈도서버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현황을 묻자 김영채 한국HP 전무는 윈도서버 교체주기 도래에 따라 어느정도 x86서버 공급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MS 측과) 준비 중이라며 하지만 '대목'이라고 표현할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또 어떤 윈도 사용자들은 이참에 리눅스로 전환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윈도에서 오픈소스로 전환하려면 이전부터 준비해 왔어야 한다며 리눅스 서버 수요도 늘겠지만, 기존 윈도 고객들이 대거 이탈하진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김성준 델코리아 부사장은 실제로 많은 고객들이 윈도서버 업그레이드에 대해 문의 중인 상황이라며 올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를 전략 영업 기간으로 설정하고 (역시 MS와 함께) 준비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장비 교체보다 그에 따른 데이터 이전, 애플리케이션 변경 이슈 대응이 중요하다며 유닉스와 x86 혼용 고객도 상당수라 교체 수요의 특성을 일반화하긴 어렵지만 오픈소스 도입이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라고 덧붙였다.
미묘한 차이는 있지만 한국HP와 델코리아 모두 국내서 리눅스 기반 x86 서버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모습이다. 각자 MS와 함께 신규 윈도서버 플랫폼 기반 x86 서버 영업을 진행할 듯 보이지만 동시에 리눅스 서버 수요에 대해서도 대응할 것이란 의미다.
국내 x86 서버 시장에서 리눅스 플랫폼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작은 한국후지쯔 역시 공급 확대를 기대하는 상황이다. 후지쯔 x86서버 제품은 타사와 마찬가지로 윈도 플랫폼을 지원하지만 기본 탑재되는 리눅스 플랫폼 쪽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이영환 한국후지쯔 전무는 x86 서버 고객들로부터 업그레이드 수요 문의는 많지 않지만 다가오는 OS 교체주기에 따른 시장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며 프라이머지, 프라임퀘스트같은 제품으로 로엔드와 미드레인지, 하이엔드 사양까지 윈도 시스템에서 리눅스 환경으로 전환하는 고객들을 잘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국내 x86 서버 시장에서 신생업체인 화웨이코리아도 업계 동향을 살피는 중이지만 구체적인 계획이나 영업 전략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당장은 국내 시장의 틈새를 파고드는 데 초점을 맞춘 분위기다.
화웨이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윈도서버 교체주기에 따른 MS와의 공동사업은 (글로벌 이슈인 만큼) 본사 차원에서 고려할 사항으로 보인다며 국내서는 시장 특수성을 반영한 '어플라이언스' 제품 공급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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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MS 기술지원 기간 종료에 따른 서버OS 일괄 교체 움직임이 이번처럼 대규모 서버HW 교체 수요로 연결되는 상황은 앞으로 재현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서버OS가 기술지원 시한을 벗어나더라도 지금처럼 직접적인 장비 교체는 불필요한 경우가 늘고 있어서다.
윈도서버2003 플랫폼이 공급될 당시에는 특정 애플리케이션 구동을 위해 서버를 도입하곤 했던 시절이라 OS와 HW를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반면 이제는 서버OS는 가상화 및 클라우드가 확산되면서 가상머신(VM)이라는 인프라의 일부분이 됐기 때문에 그 생명력과 HW의 수명간 연결고리가 약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