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부품사, 2Q 脫전자 추진상황은

중대형 배터리·ESL 등 성과내기 시작했다

일반입력 :2014/07/31 09:07    수정: 2014/07/31 09:20

이재운 기자

삼성SDI와 삼성전기가 삼성전자 비중을 낮추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양 사는 2분기 주요 전략거래선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 따른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고전했지만 미래 성장을 위해 자동차 배터리, ESL(전자가격표시기) 사업 등을 확대하고 있다.

31일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매출은 52조3천5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9%, 영업이익은 7조1천900억원으로 24% 하락했다. 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했던 IM부문이 특히 부진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9.94% 하락한 28조4천500억원, 영업이익은 29.6% 줄어든 4조4천200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상승세 후 배터리, 기판 등 갤럭시 의존도가 커진 부품사 실적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 25일 실적을 발표한 삼성SDI는 2분기 동안 1조486억원이라는 매출에 영업이익은 고작 7억원에 그쳤다. 제일모직으로 존재했던 소재사업부 실적을 합쳐 매출 2조원대를 기록하고도 영업이익이 3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삼성전기도 2분기 동안 매출 1조8천607억원을 기록하고도 영업이익은 212억원에 그쳤다. 두 회사 실적 모두 시장 전망치를 다소 밑돌았다.

삼성 부품 계열사의 주요 전략거래선인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삼성SDI가 만드는 PDP 패널과 소형 배터리셀, 삼성전기의 주요 부품 주 공급처는 명실공히 삼성전자다. 국내에는 이외에 다른 공급처가 없다시피 하고 해외에서도 일부 중화권 업체들에 한정돼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실적에 두 회사의 실적마저 좌우되는 일이 반복되자 양 사는 삼성전자 의존도 낮추기 작업에 착수했다. 거래선 다변화를 위해 중화권 업체 공략을 강화하고 IT 이외 분야로도 발길을 넓히고 있다. 이제 시작 단계라서 아직 매출 기여도를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장기적인 포석에서 꾸준히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는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독일 BMW와 협력 강화를 발표한 삼성SDI는 이 밖에 미국과 유럽, 중국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도 강화해 일본과 유럽에서 잇따라 수주 소식을 전했고 하반기 수주도 상당한 물량이 예정돼있다.

소형 배터리 부문에서는 비 IT(Non-IT) 애플리케이션 비중을 늘려 전동 공구와 전기자전거 등 기존 납축전지를 주로 사용하던 곳에 성능과 용량이 좋은 리튬이온 배터리 채택이 늘자 이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또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주요 소재 공급처를 삼성전자는 물론 글로벌파운드리 등 삼성전자와 협력관계에 있는 업체로 다변화 해나가고 있다.

삼성전기는 중화권 세트 제조사 공략을 위해 별도로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렸다.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은 물론 플렉서블 인쇄회로기판(FPCB) 분야에서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기가 강점을 가진 플립칩과 카메라모듈 고성능 제품을 통해 중화권 세트 제조사에 공급을 노린다. 삼성전기는 지난 29일 열린 실적발표회장에서 “중저가 (세트)제품이라도 일정 부분 하이엔드에 대한 수요는 필수적”이라며 1천300만화소 이상 후면 카메라용 모듈과 500만화소 이상 전면 카메라 모듈 모두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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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자가격표시장치(ESL) 사업도 계속 강화해 현재 협력관계에 있는 영국 테스코는 물론 국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과도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는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삼성전기의 경우 플립칩와 카메라 모듈 쪽에서 (고성능 제품에 강점이 있어) 중화권 업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며 “(양 사 모두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작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