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700MHz 주파수 대역 할당을 논의를 두고 이동통신용도로 배정한 40MHz 폭을 원점(제로베이스)에서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재난망을 도입하다보면 700MHz 주파수가 부족할 수 있다는 고민에서 나온 논의로 풀이된다. 다만 주파수 할당을 두고 첨예하게 이견이 엇갈리는 업계간 논쟁이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최성준 위원장은 출입기자단과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20MHz 폭은 재난망으로 가는데 이견이 없지만 통신 쪽 40MHz 폭을 건드리지 말라고 하는데 구 방통위 때 결정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니 원점에서 협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700MHz 주파수 용도 원점 재검토?
방통위는 지난 2012년 아날로그 방송의 디지털TV 전환 이후 여유대역으로 남은 700MHz 주파수 대역 108MHz 폭 가운데 40MHz 폭을 이동통신용으로 우선 배정키로 했다.
통신용 외에 남은 대역을 두고 지상파 방송사와 이동통신업계가 각각 UHD TV 상용화, 모바일 트래픽 폭증에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로 할당을 원하고 있다. 또 코레일과 안전행정부가 추가 주파수 할당을 원하고 있다.
많지 않은 주파수를 두고 각 업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방통위는 미래창조과학부와 공동연구반을 운영하면서 적절한 할당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최성준 위원장이 기존 결정을 뒤로 하고 원점에서 다시 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혀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처간 업계간 논쟁 커질 듯
최 위원장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주파수라는게 (용도가) 한 번 결정되면 바꾸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어 “희망사항일 뿐이고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며 “미래부와 함께 결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최 위원장의 설명에도 방통위 수장의 발언이 지상파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지상파 방송사는 이미 사용하고 있던 방송용 주파수 대역을 반환한 뒤 다시 할당받는 것은 당연하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때문에 이동통신용으로 배정된 40MHz 폭에 대해서도 다시 결정해야 한다는 의사를 내비쳐왔다.
당장 모바일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주파수가 모자르다고 주장하는 통신업계에서 가장 반발할 내용이다. 추가 할당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있던 주파수까지 내놓으란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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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사 등의 주무부처로 있는 방통위와 달리 통신업계의 진흥을 담당하는 미래부 역시 달갑게 받아들일 말은 아니다. 때문에 부처간과 업계간 논쟁이 깊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난망 20MHz를 배정하면 사실상 지상파가 원한 UHD 주파수 초안을 내놓을 방법이 없고, 700MHz 내에서 추가적인 이동통신용 주파수 배정도 쉽지 않다”면서 “위원장의 발언은 재난망을 우선하면서 지상파와 통신업계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겠다는 취지겠지만 통신업계의 반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