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없이 지상파 UHD 된다?

일반입력 :2014/05/14 16:41    수정: 2014/05/14 16:47

지상파방송이 700MHz 주파수 없이도 초고화질(UHD) 방송을 할 수 있다.

지상파가 HD 방송을 송출중인 698MHz 이하 대역에서 UHD 방송을 할 수 있는 분산 주파수 기술 논의가 진행되면서 방송계가 한바탕 소동을 겪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분산 주파수 기술을 비롯한 차세대 방송 기술 적합성 논의가 700MHz 주파수 할당 논의와 함께 진행 중이다. 분산 주파수 기술을 활용하면 현재 HD방송을 송출하고 있는 주파수 대역에서 UHD 방송 채널을 최대 9개까지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이 기술은 지상파의 디지털 전환 당시 아날로그방송과 디지털방송이 동시 송출돼 주파수가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주파수 이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개발했다. 하나의 방송에 동일한 주파수 채널을 부여하는 SFN(Single Frequency Network) 방식으로 분산 중계, 분산 송신을 한다는 내용이다. 실제 미국 일부에서 이 기술이 적용되기도 했다.

지상파가 현재 UHD 방송을 준비하면서 사용하는 방식인 SFN이 동일하게 쓰인다. 송신소 접경 지역에서 일어나는 난시청을 해소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존 MFN 방식을 벗어날 수 있다.

다만, 전국 송신소를 모두 새로운 장비로 대체해야 하는 투자비용이 걸림돌이다. 또 당장 적용하더라도 UHD 방송을 진행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돼 지상파의 UHD 방송 송출이 늦춰질 수 있다.

아울러 현재 방송 기술보다 발전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차세대 방송을 앞두고 기술적 퇴보를 걷게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지상파는 이를 두고 700MHz 대역을 통신용으로 할당하기 위한 꼼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상파의 한 관계자는 “당초 분산 중계 기술이 미국에 제안되고 일부 쓰이고 있지만 실제 채택한 비율을 따져보면 1%도 안 되는 검증 받지 못한 기술”이라며 “현재 논의되는 기술 중에 최선 안건도 아닌데 막대한 투자 비용이 드는 것을 알면서도 정부가 이 쪽으로 몰아가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다른 나라에 제안된 국산 기술이란 장점으로 포장됐지만, 실제 지금 단계에서 보면 외면당하고 있는게 현실”이라며 “700MHz 주파수를 방송용으로 할당하는게 국내 방송업계 전반이 구축하려고 하는 UHD 생태계 조성에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주장했다.지상파와 일부 사안에서 의견 충돌을 보이던 유료방송 업계서는 복잡한 속내를 품고 있다.

케이블TV업계 한 관계자는 “지상파가 결국 700MHz를 놓치지 않기 위해 이전투구하는 모습”이라면서도 “국내 방송콘텐츠 제작에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지상파가 하루 빨리 UHD 방송을 시작하는 쪽이 유료방송 UHD도 사는 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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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MHz 대역 외의 주파수로 지상파가 UHD 방송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주장에 정부는 “결정된 것은 없다”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분산 주파수 기술로 UHD 방송을 한다고 해도 기존 망을 걷어내고 채널 재배치를 하다보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 방식이 최선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유럽처럼 방송 압축 기술인 코덱의 발전으로 다른 방식을 꾀할 수도 있지만 이 방법도 여러 대안 중 하나일 뿐”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