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게르냐, 에티오피아 카톡 꿈꿔”

임병민 부회장, 메신저 ‘아게르냐’로 에티오피아 공략

일반입력 :2014/07/25 11:31

임병민 아게르냐(Agerigna) 부회장은 약 1억 명 인구를 자랑하는 에티오피아에 최근 무료 메신저 ‘아게르냐’를 오픈, 한국의 카카오톡(이하 카톡)과 같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아게르냐는 아직 카톡이나 라인 등 국내 대표 메신저뿐 아니라 와츠앱이나 위챗 같은 해외 메신저가 제대로 자리 잡지 않은 시장이 바로 에티오피아란 판단에서 시작된 사업이었다.

대한전자공학회 컴퓨터소사이어티(CS)부회장직도 맡고 있는 임병민 부회장은 회사 아게르냐를 지난 2012년에 설립했다.

카톡과 같은 엔진을 갖고 해외로 가자는 계획으로 국내에 법인을 등록하고, 성장 가능성 높은 에티오피아 시장을 공략하기로 방향을 정했다. 사업 자금은 자비와 중소진흥공단으로부터 신용 대출 지원을 받았다. 현재 직원은 20명 내외로, 본사 외에도 에티오피아와 미국에 일부 인력이 나가있다.

임 부회장은 아게르냐 서비스를 위해 현지 언어인 암하라어(암하릭) 키보드를 먼저 개발하는 등 현지 언어와 문화를 파악하는 데 먼저 주력했다. 암하릭 키보드는 올 1월 출시돼 7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만큼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고. 이 키보드는 특허협력조약(PCT)에 등록됐다.

“암하릭 키보드가 기본 탑재된 메신저는 아게르냐가 유일합니다. 이 키보드는 한글학자를 동원해서 2년 동안 에티오피아 사용자 편의성에 초점을 맞춰 개발했죠. 문화를 알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았어요.”

그래서 아게르냐의 뜻도 마치 ‘강남 스타일’처럼 ‘에티오피아 스타일’로 정했다. 해외에서 만든 서비스가 아닌 에티오피아 사람들의 정서와 문화에 맞게 개발됐다는 의미를 내포했다. 개발은 아주대학교에 에티오피아 국비 장학생으로 와 있는 마티 등이 맡았다.

임병민 부회장은 아게르냐와 암하릭 키보드 앱 다운로드 목표를 연내 30만으로 잡았다. 에티오피아에 거주하는 인구 8천600만에, 미국과 이스라엘 등 해외에 나가 있는 인구가 1천600만에 달하는 만큼 스마트폰 사용자 비중이 적더라도 차츰 이용자를 늘려갈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임 부회장 설명에 따르면 작년 에티오피아 휴대폰 이용자 수는 약 3천만이다. 이 중 스마트폰 비중은 36%에 달한다고. 아직 1천만 명 미만의 사람만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뜻인데, 내년에 와이파이망이 설치되면 더 빠르게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데이터 요금이 높아요. 그래서 아게르냐 용량도 카톡이 보통 20Mb인데 반해 4.7Mb까지 획기적으로 줄였고요. 그러면서 카톡과 같은 메신저 기능에 카카오 스토리 같은 SNS 기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또 주변에 같은 앱을 사용하는 이용자들까지 찾아낼 수 있어 해외에서는 같은 에티오피아인들을 찾는데 사용되기도 한다네요.”

임병민 부회장은 앞으로 아게르냐 iOS버전과 베트남 버전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의 경우도 현지 언어 키보드를 특허 출원한 뒤 새로운 이름으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도메인도 등록해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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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카톡이 게임 콘텐츠를 넣음으로써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했듯, 아게르냐는 에티오피아인들이 교육에 관심이 많다는 점을 이용해 관련 콘텐츠들을 추가할 예정이다. 현지 업체들과 제휴를 추진하겠다는 것.

“아게르냐를 통한 SNS 세계화가 목표입니다. 전세계엔 에티오피아와 같은 20개 이상의 새로운 시장이 존재합니다. 마구잡이 진출이 아니라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현지의 문화를 알고 이에 맞는 콘텐츠를 갖고 공략할 생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