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더볼트와 SSD가 만났다

새로텍 팜레이드 리뷰

일반입력 :2014/07/09 11:19

권봉석

새로텍 팜레이드(이하 팜레이드)는 휴대용 SSD 저장장치다. 256GB SSD 두 개를 레이드(RAID) 0으로 묶으면 최대 10Gbps(1.25GB/s)까지 전송하는 썬더볼트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최대 속도를 끌어냈다. 썬더볼트 케이블을 본체에 내장해 맥북프로나 아이맥, 혹은 썬더볼트 단자를 단 인텔 PC에 바로 꽂아 쓸 수 있다. 필요한 전력도 썬더볼트 케이블로 공급받아 전원 어댑터를 따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방열에 유리한 알루미늄 소재 케이스를 썼고 가로 세로 크기는 각각 12cm×7.9cm다. 운영체제는 OS X 10.7, 윈도7 이상이 필요하며 용량은 512GB이며 최대 읽기·쓰기 속도는 각각 713MB/s, 414MB/s다. 가격은 86만 9천원.

썬더볼트 케이블 내장 “꽂기만 하면 한 방에”

썬더볼트는 무엇보다 값 비싼 케이블이 장애물이다. 몇 천원에 살 수 있거나 제품에 기본 제공되는 USB 3.0 케이블과 달리 썬더볼트 케이블은 구하기도 힘들 뿐더러 가격도 비싸다. 심지어 썬더볼트 단자에 꽂아 쓰는 독 형태 제품도 썬더볼트 케이블은 따로 사야 한다. 애플과 벨킨 등 몇몇 업체에서만 팔고 있지만 0.5미터 케이블이 3만 8천원, 2미터 케이블이 4만 9천원이나 한다. 케이블 양 끝단에 전용 칩이 들어가는 데다 내부 구조가 제법 복잡해 원가도 비싸다고 한다.

팜레이드는 본체에 15cm 길이 썬더볼트 케이블을 둘러 내장했다. 일일이 케이블을 가지고 다니면서 빼거나 꽂는 수고를 덜었다. 케이블이 본체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고정장치도 내장했다. 케이블에 연결된 자석과 케이스 안의 금속판이 달라붙어 케이블이 덜렁거리는 것을 막아준다. 알루미늄 케이스는 내부 열을 쉽게 내보내는 동시에 SSD를 충격에서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PCI 익스프레스로 SATA3 병목현상 돌파

SATA3 방식을 쓰는 2.5인치 SSD는 이미 전송속도가 한계에 달했다. 최신 제품이 가진 성능은 읽기 최대 속도가 550MB/s, 쓰기 최대 속도가 520MB/s다. 초당 전송률로 바꿔 계산하면 각각 4.4Gbps, 4.1Gbps다. SATA3 방식의 이론상 최대 속도인 6Gbps의 턱밑까지 쫓아왔다. SATA3 SSD를 두 개 이상 묶으면 성능은 더 높아지지만 막대한 전송률을 감당할 수 없다는 함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송률이 600MB/s에 달하는 고속 SSD는 대부분 PC 내부에 꽂아 쓰는 PCI 익스프레스 방식을 이용한다. PCI 익스프레스는 전송 단자인 ‘레인’(lane) 하나당 초당 최대 500MB(규격 2.0 기준)까지 전송할 수 있다. 레인 2개만 써도 초당 최대 1GB까지 전송할 수 있어 병목현상도 없다. 하지만 PCI 익스프레스 방식 SSD를 들고 다니며 쓰기는 어렵다. 팜레이드가 쓰는 썬더볼트 방식도 내부에서는 PCI 익스프레스로 작동하지만 수시로 빼고 끼우면서 쓰기는 더 쉽다.

한계를 넘은 읽기 성능 인상적

팜레이드 내부에는 mSATA 규격 SSD 두 개가 달렸다. SSD를 제어하는 컨트롤러 칩은 파이슨 PS3109인데 플래시 메모리를 읽고 쓰는 채널이 네 개로 제한되었다. MLC 토글방식 도시바 19nm 512Gbit(64GB) 플래시 메모리를 네 개 달아 전체 용량을 256GB로 만들었다. 이렇게 묶인 SSD는 다시 PC와 썬더볼트 방식으로 연결되는데 이를 제어하는 칩은 마벨 88SE9182-NNX2다. 두 SSD를 레이드로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OS X가 설치된 컴퓨터에 썬더볼트 케이블로 연결하면 드라이브 하나가 나타난다. 전체 용량 중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511GB로 계산한 용량과 크게 차이가 없다. 내부 구조는 복잡하지만 파일을 읽고 쓸 때는 USB 플래시 메모리처럼 자유롭게 읽고 쓰면 된다. 썬더볼트를 쓰는 SSD 중에는 오래 꽂아 놓을수록 열 때문에 성능이 떨어지거나 다운되는 제품도 있지만 팜레이드는 이런 현상이 없다.

연속 읽기·쓰기 속도는 각각 671.4MB/s, 281MB/s다. 읽기 속도를 전송률로 환산하면 5.38Gbps인데 SATA3를 쓰는 SSD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속도다. 하지만 쓰기 속도는 썩 인상적이지 않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쓴 비슷한 제품(200MB/s)보다 30% 이상 빠르기는 하지만 요즘 SSD가 400MB/s 이상 속도를 내는 것과 비교하면 100MB/s 가량 뒤떨어진다. 용량은 절반으로 줄어들지만 안정성이 높아지는 레이드1에서는 최대 읽기 속도가 588.3MB/s, 최대 쓰기 속도는 149.6MB/s로 떨어진다.

결론 : 최정상급 속도를 가진 외장형 저장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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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레이드는 지금까지 나온 썬더볼트 방식 저장장치 중 중·대형 네트워크 저장장치(NAS)를 제외하고 가장 빠르다. 무거운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대신 SSD를 써서 휴대하기 편하고 충격에는 강하다. 하지만 레이드 기능을 처리하는 칩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윈도 운영체제나 OS X에 내장된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이는 전용 칩이 해야 할 일을 CPU가 대신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 경우 PC 성능에도 상당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항상 균일한 속도를 보장하지 못한다. 썬더볼트 케이블을 내장했지만 노트북 이외에 맥미니나 맥프로, 아이맥과 연결하기에는 길이가 짧고, 내장된 SSD 수명이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없는 것도 단점이다. 성능은 매력적이지만 디테일이 약간 아쉬운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