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가 삼성전자의 기업용 보안솔루션인 녹스(KNOX)를 차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적용키로 한 구글의 결정을 공개적으로 폄하하고 나섰다.
겉으로는 보안 분야에서 블랙베리가 가진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지만 속내는 삼성전자와 구글이 손잡고 블랙베리가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기업용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하는데 대한 불편한 심격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4일(현지시간) 더레지스터에 따르면 존 첸 블랙베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회사 공식블로그를 통해 최근 삼성전자 녹스 플랫폼을 안드로이드에 적용키로 한 구글의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존 첸 CEO는 우리는 구글과 삼성의 계획에 박수를 보내지만 보안 분야에서 그들의 역량은 아직 충분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대신 지난 30년 동안 보안과 생산성 향상에 투자한 블랙베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이 보안에 대해 입으로만 하는 말들에 현혹되기 보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증명해왔던 회사를 바라봐야한다고 덧붙였다.
존 첸 CEO의 이같은 발언은 구글이 지난달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I/O)에서 삼성전자의 기업 보안 솔루션 녹스를 차세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통합시킬 예정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나왔다. 구글은 녹스를 통해 구현된 별도의 컨테이너를 통해 안드로이드 OS 내에서 기업용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다.
이에 따라 LG전자, HTC, 레노버 등 자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 녹스 기반 보안 솔루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구글은 이를 기반으로 그동안 많은 지적을 받았던 보안성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OS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블랙베리 입장에서는 자사가 강점을 가지고 있었던 기업용 보안 분야에서 영향력 확대에 나선 삼성전자와 구글이 못마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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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녹스 솔루션은 지난해 5월 미국 국방정보시스템국(DISA)으로부터 보안인증체계(STIG) 승인을 받았으며 지난 4월에는 이보다 상위 단계인 STIG 2.0을 인증 받는 등 블랙베리가 독점하던 미국 국방부 납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 정부에서도 녹스가 탑재된 최종사용자기기(EUD) 보안가이드를 발표하고 지난 5월에는 녹스가 탑재된 갤럭시S5와 갤럭시 노트10.1 등 제품에 대해 모바일 단말CC 보안인증인 MDFPP를 부여받으면서 모바일 공공 시장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