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스마트폰 LG ‘뜨고’ 삼성 ‘주춤’

출고가 인하 바람 웨어러블 시장도 개화

일반입력 :2014/07/01 08:00    수정: 2014/07/01 16:18

정현정 기자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표정이 엇갈렸다. 상반기 최고 기대작이었던 갤럭시S5는 출시 전부터 악재에 시달리며 운신의 폭을 넓히지 못한 반면, LG전자 G3는 디자인과 성능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호평을 받으며 갤럭시S5의 독주를 효과적으로 견제했다.

상반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3사의 순차 영업정지로 신제품 판촉에 어려움을 겪은 제조사들이 출시 가격을 낮추고 구형 제품의 가격도 줄줄이 인하하면서 시장에는 출고가 인하 바람이 불었다.

하드웨어 부문에서는 고사양 경쟁이 다소 누그러진 가운데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풀HD의 4배인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하반기에는 광대역 LTE-A 스마트폰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한편, 성장 둔화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비해 제조사들이 스마트워치 출시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웨어러블 시장이 불붙고 있다. 하반기 애플 아이워치 출시와 함께 시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5 독주는 없었다

상반기 최대 관심작이었던 삼성전자 갤럭시S5는 이전만큼 강력한 독주체제를 구축하지 못했다. 갤럭시S5는 출시 전부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감에 시달렸다. 출시 이후에도 전작 대비 큰 기능 변화가 없다는 하드웨어 혁신에 대한 지적이 나왔고 독특한 도트무늬를 적용한 디자인도 호불호가 갈렸다.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사업부문 사장은 갤럭시S5가 출시 약 한 달 만에 1천100만대가 팔리며 전작인 갤럭시S4의 판매실적을 넘어섰다고 자신감을 보였지만 뒷심이 약했다. 갤럭시S5 출시 3개월여 만에 사실상의 업그레이드 모델인 ‘갤럭시S5 광대역 LTE-A’가 출시되면서 최신작 자리도 양보했다. 삼성전자와 관련 협력사들의 2분기 실적 전망이 어두워진 가운데 갤럭시S5의 판매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반면, LG전자의 최신작 G3에 대한 업계 반응은 긍정적이다. 지난달 출시 이후 하루 평균 2만대 이상 팔리며 전작 G2의 초기 판매량을 넘어섰다. 해외 언론과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성능과 디자인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이통사들이 45일 간의 영업정지를 끝낸 직후인 지난달 말 전작 대비 두 달 가량 빨리 G3를 조기등판 시키면서 갤럭시S5를 효과적으로 견제했다. G3 덕분에 LG전자 MC사업본부 실적도 4분기 만에 흑자전환이 예상되며 파란불이 켜진 상태다. LG전자가 목표로 하고 있는 1천만대 이상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글로벌 시장 호응도가 변수로 꼽힌다.

■시장에 불어닥친 출고가 인하 바람

상반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는 이통사 영업정지 여파로 인한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 바람이 불었다. 특히 80만원대 갤럭시S5는 연쇄 가격 인하를 불러온 촉매제가 됐다.

삼성전자 갤럭시S5는 전작인 갤럭시S4 LTE-A의 95만원 대비 저렴한 86만6천800원에 출시됐다. G3는 전작 대비 사양을 크게 끌어올렸음에도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를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출고가가 89만9천800원에 머물렀다. 제조사들은 이통사에 제공하는 제조사 장려금을 줄이는 대신 출고가 인하로 시장에 대응했다.

이통사 영업정지가 끝난 이후에는 구형 모델을 중심으로 한 출고가 인하경쟁이 이어졌다. 갤럭시S4 액티브와 갤럭시S4 미니, 옵티머스GK 등 이통사 전용으로 출시된 제품은 물론이고 갤럭시노트3와 G프로2 등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전략 제품들의 가격도 줄줄이 내려갔다.

팬택 역시 베가 시크릿업과 베가 시크릿노트 등 주요 제품들의 출고가를 10만원 정도 낮추면서 영업정지 등으로 냉각됐던 통신서비스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다만 지난 19일 출시된 갤럭시S5 LTE-A의 가격이 94만500원으로 책정되면서 전략 스마트폰 가격은 다시 90만원대 중반으로 상승한 상태다.

■하드웨어 경쟁 대신 사용성으로 승부

상반기에는 QHD 해상도 스마트폰이 처음으로 등장하며 지난해 풀HD 스마트폰이 본격 상용화된 지 1년 만에 또 한 번 점프를 이뤘다. LG전자는 G3에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QH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이어 삼성전자도 갤럭시S5 광대역 LTE-A에 QHD 해상도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면서 해상도를 크게 끌어올렸다.

다만 디스플레이를 제외하고는 지난해까지 ‘무조건 더 높게’를 지향했던 스마트폰 사양 경쟁이 수그러드는 양상을 보였다. 대신 제조사들은 스마트폰의 사용성을 개선하는데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문인식 기능을 채택한 스마트폰도 늘면서 사생활 보호 기능도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떠올랐다.

카메라 부문에서는 화소수 경쟁보다는 퀵오토포커스가 광학식손떨림방지(OIS) 기능 탑재 등 ‘잘 찍히는 사진’에 좀 더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배터리 역시 용량을 대폭 늘리기 어려운 만큼 소프트웨어 보완으로 사용시간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LTE-A 상용화와 함께 평준화됐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성능은 올해 상반기에도 마찬가지였다. 상반기 주력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퀄컴 스냅드래곤801 프로세서가 채택됐고 갤럭시S5 광대역 LTE-A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퀄컴 스냅드래곤805 프로세서가 주요 스마트폰에 두뇌로 탑재될 전망이다.■웨어러블 시장 전면전

올해 모바일 시장에서는 스마트폰과 함께 웨어러블 기기가 중요한 카테고리로 자리잡았다. 스마트폰 성장 한계에 대한 대안으로 제조사들이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눈을 돌리면서 스마트워치 전쟁에 불이 붙고 있다.

애플이 뛰어들지 않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시장을 이끄는 업체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 기어를 선보이면서 웨어러블 시장에 진입한데 이어, 올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에서 ‘기어2’, ‘기어2 네오’, ‘기어핏’ 등 세 종류의 스마트워치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LG전자도 올해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 2014에서 ‘라이프밴드 터치’를 공개하며 웨어러블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최근에는 구글이 발표한 웨어러블 기기 전용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웨어’를 탑재한 스마트워치인 ‘G워치’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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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는 손목시계형 스마트 기기인 ‘스마트워치2’를 국내에 출시하며 기어 시리즈와 경쟁에 나섰고 스마트밴드 형태의 ‘SWR10’도 국내에 출시했다. 이밖에 핏비트가 내놓은 ‘핏비트 포스’와 ‘핏비트 플렉스’, 조본의 ‘조본업’, 나이키 ‘퓨얼밴드’ 등 다양한 제품이 시장에 등장했다.

모토로라는 하반기에는 사각형 일색인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눈에 띄는 원형 디자인을 채택한 ‘모토360’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애플도 올 3분기 웨어러블 시장 진출작인 ‘아이워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