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IBM x86서버 사업 매각 지연시켜

일반입력 :2014/06/27 10:12    수정: 2014/06/27 11:48

손경호 기자

레노버의 IBM x86서버 사업 인수 과정이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중국 회사라는 이유로 견제구도 많이 날아오는 듯 하다. 미국 정부도 자국 기술이 해외로 나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 등 외신은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 문제를 들어 IBM의 x86 서버 사업부 매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와 보안 책임자들이 자국 보안성이 약화돼 x86 서버를 기반으로 한 주요 시스템들을 염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IBM의 서버는 기존에 미국 펜타곤 내부 시스템을 지원하는 네트워크, 데이터센터에 사용된다. 만약 레노버가 IBM 서버 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펜타곤이 중국 해커를 통해 원격에서 접속해 정보를 빼내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더이상 서버에 대한 유지보수업무를 지원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올해 1월 IBM은 23억달러에 IBM 시스템 x, 블레이드센터, 플렉스 시스템 블레이드 서버 및 스위치, x86 기반 플렉스 통합 시스템, 넥스트스케일 및 아이데이터플렉스 서버와 관련 소프트웨어, 블레이드 네트워킹, 유지보수운영팀 등을 레노버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두 회사는 CFIUS의 우려를 없애기 위해 노력 중이다. IBM은 레노버가 연장된 기간 동안 미국 내 서버에 대한 유지보수를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교체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미국 정부가 IBM-레노버 간 거래에 대해 우려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IBM은 2005년에 자사 PC 사업부를 레노버에 매각했다. 당시 익명의 미국 군 사이버 책임자는 공군에 공급된 레노버 노트북을 테스트한 결과 중국과 연결됐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해킹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결국 해당 노트북들은 반품됐고, 미국 제품으로 교체됐다.

외신에 따르면 IBM 대변인은 보안 문제에 대한 재검토가 긍정적인 결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자국 기업 및 정부를 상대로 사이버 범죄를 수행하고 있다고 수 차례 지적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기업을 해킹해 기밀자료를 중국으로 빼돌렸다는 혐의로 중국 인민군 소속으로 의심되는 5명의 해커를 구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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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중국 국방부는 직접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미국에 의한 완벽한 조작이라며 이면에 숨은 의도가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의 공세에 중국 정부는 사이버 보안 분야에 대한 협력관계구축을 연기하고, 모든 정부 컴퓨터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8 운영체제(OS)를 사용금지시켰다. 중국은행들에 대해서는 그동안 사용해 왔던 고사양 IBM 서버를 자국 내 대체 서버로 교체하라고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