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는 매일 갱신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보험 광고에서 이런 문구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까지는 년 단위로 보험료가 올랐지만 앞으로는 내 건강 상태와 생활습관에 따라 매일 보험료가 오를 수도 혹은 떨어질 수도 있겠다. 보험사가 고객들이 웨어러블기기로 측정한 각종 건강관련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면 충분히 가능한 얘기다.
측정된 혈압, 심박수, 혈당, 체온 등 건강 데이터가 좋고 활동량, 수면패턴 등의 생활습관이 바르다면 보험료를 할인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반대라면? 보험사에서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고 판단해 더 높은 보험료를 청구할지도 모른다.
웨어러블기기와 스마트폰이 결합된 모바일 헬스케어 시장은 이제 막 태동기에 들어섰다. 아직은 조본업, 핏비트같이 활동량을 측정하는 기기를 통해 사용자가 스스로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수준이지만 향후 의료산업과 결합되면 훨씬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건강·생명 보험업계와 모바일 헬스관련 IT업계가 서로를 바라보는 관심은 남다르다. 국내의 경우 의료법상 제한으로 인해 활발한 비즈니스 결합이 이뤄지고 있지 않지만 물밑에서는 협력방안을 모색 중이다.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 눔다이어트 코치를 운영하고 있는 눔코리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상품연계나 마케팅 부분에서 함께 협력방안을 찾기위해 문의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눔다이어트코치는 국내 사용자만 140만명을 기록했다. 또 사용자들의 운동량 데이터와 식사일지를 기록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이런 가운데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최근 ‘웨어러블기기가 건강보험에 연결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핏비트이나 조본업 같은 활동량측정 기기들은 이미 어떻게 하면 보험료 산정에서 있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기업에서 직원들의 보험을 단체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 미국에서는 직원들의 건강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의료비부담을 줄이는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런 기업에서 직원 건강관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웨어러블기기를 한번에 수천개씩 주문하기 때문에 핏비트같은 업체들은 기업시장을 상당히 중요하게 보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 핏비트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비즈니스 부분 중 하나로 고용주대상 판매를 꼽는다.
웨어러블기기에서 나온 데이터를 보험사에서 열람할 방법만 있다고 하면 보험회사에는 보험금 지불 위험이 낮은 건강한 직원들의 보험료를 충분히 할인해 줄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웨어러블기기에서 발생한 데이터는 활용하면 아주 구체적인 고객 분류가 가능해진다.
현재 보험료는 매년 오르게 설정돼 있다. 보험사에서 기본적으로 나이가 많아질 수록 보험 시스템에 더 비용을 주는 존재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보험사는 성별, 연령 등을 포함한 합계 프로필에 기반해 고객의 보험료를 결정한다.
그러나 웨어러블기기를 활용하면 더 효과적인 고객 프로파일과 보험료산정이 가능해진다. 센서가 심장 박동이나 스트레스 레벨같이 실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데이터를 취합하면 더 구체적인 위험 고객분류가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에서도 체질량지수(BMI)같은 간단한 건강수치를 보험료 산정에 반영하고 있는 보험사가 많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의료비의 상당 부분이 나쁜 생활습관과 만성질환 때문에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웨어러블기기의 활용이 실질적으로 보험 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자동차 보험업체들은 운행기록 추적 기술을 이용해 안전한 운전습관을 가진 고객들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고 있기도 하다.
애플, 삼성, 구글 같은 모바일 업체들이 웨어러블기기에서 취합한 데이터와 보험사 시스템 사이를 이어주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웨어러블기기를 통해 측정된 각종 건강 데이터가 스마트폰을 통해 삼성, 애플, 구글의 플랫폼으로 모이고 보험사가 이들 플랫폼과 시스템을 연결한다면 고객이 데이터 접근을 허용했을 때 개인 맞춤 보험료 산정을 포함해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보이스오브더바디'라는 특별 행사를 열고 모듈화된 센서 기술이 탑재된 팔찌형 웨어러블기기 심밴드와 다양한 기기에서 수집된 센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플랫폼 새미(SAMI)를 공개했다. 심밴드는 시범용 목업으로 서드파티에서 제작한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집된 건강 정보가 플랫폼 새미로 통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이날 행사의 목표였다.
관련기사
- 애플, 통합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노린다2014.06.26
- 삼성,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 전략 공개2014.06.26
- 전략요충지 헬스케어…삼성·애플 총력전2014.06.26
- "빅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의료비 절감 해법"2014.06.26
애플 역시 6월 초 연례행사인 세계개발자대회(WWDC)2014에서 ‘헬스킷’이라는 건강정보 수집 플랫폼을 공개했다. 건강관련 앱들은 헬스킷 프레임워크 안에 있는 다른 앱과 서로서로 사용자의 건강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해준다.
구글도 25일(현지시간) 열릴 연례 개발자 대회 I/O에서 ‘구글핏’이라는 헬스 트래킹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