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스택 기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시장이 무르익자 이를 선점하려는 시스코시스템즈와 HP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생태계 전략의 후발주자인 HP가 시스코의 파트너 전략을 비판하자, 시스코의 고위 임원은 오히려 HP가 자신들을 따라하고 있다고 받아쳤다.
시스코는 '인터클라우드', HP는 '힐리온클라우드'라는 이름으로 각각 오픈스택에 기반한 개방형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전략을 추진 중이다. 두 회사 모두 클라우드 플랫폼과 기반 솔루션은 상용화한 상태지만 외부 파트너 영입을 통한 생태계 구축 면에선 시스코가 HP보다 앞섰다.
로버트 로이드 시스코 세계개발및영업총괄 부회장(사장)은 지난 17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HP가 힐리온클라우드 파트너 계획을 발표한 시점은 우리가 인터클라우드(생태계 전략)를 공개한지 2개월 이상 지난 뒤라며 모방은 가장 높은 수준의 찬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시스코 '인터클라우드'의 파트너 프로그램에 비해 뒤늦게 소개된 HP의 '힐리온클라우드' 협력사 네트워크 정책이 시스코를 따라한 것이란 주장을 돌려 말한 셈이다. HP가 먼저 오는 4분기 '힐리온네트워크'라는 파트너프로그램 출범을 예고하며 시스코 인터클라우드에 흠을 잡았기에 나온 반응이다.
HP는 시스코의 클라우드 생태계 운영모델에 대해 참여업체에 불분명한 역할과 권한만을 주고, 시스코는 그 협력사간 커뮤니티를 적극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며, 오픈스택 기술도 외부에 의존해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공격했다. 반면 힐리온네트워크는 HP의 오픈스택 전문성, 명확한 파트너 역할과 권한을 보장한다고 대조했다.
이에 로이드 부회장은 파트너들은 인터클라우드 생태계 안에서 맡는 역할에 대해 대단히 만족(excited)하고 있다며 자체 클라우드 구축이든 인터클라우드 재판매든 연합 인프라 서비스의 일부 제공이든 원하는 걸 할 수 있고, (클라우드가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잡은 이후에도) 기존 투자 분야를 품고 갈 것이라 받아쳤다.
시스코와 HP가 몇년간 오픈스택 기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축을 목표로 세운 뒤 불과 몇달 간격으로 파트너 영입을 통한 세 불리기에 나선 만큼, 서로를 의식한 날선 공방과 파트너를 향한 구애가 계속될 전망이다. 4분기 출범하는 HP의 파트너 정책이 과연 시스코의 협력 생태계와 얼마나 차별화될 것인지 지켜볼만하다.
로이드 부회장은 시스코 인터클라우드 전략을 소개하며 개방성과 네트워크를 중심에에 둠으로써 타사 클라우드와 차별화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다음과 같은 설명을 통해 VM웨어, 시트릭스, 마이크로소프트(MS)같은 회사의 가상화 기술간 장벽이나 아마존웹서비스(AWS), MS애저같은 퍼블릭클라우드의 문턱도 허문다고 주장했다.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은 퍼블릭과 프라이빗이 혼재된 하이브리드로 수렴할 것이다. 기업들은 모든 걸 원한다. 시스코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기업의 자체 개발 솔루션, 산업분야별 파트너 솔루션,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의 서비스와 인프라를 모두 쓰고 싶어 한다. 이걸 모두 묶어줄 수 있는 건 중심이 되는 (인터클라우드) 네트워크 기술이다. 워크로드가 특정한 가상화 하이퍼바이저나 소프트웨어에 묶이지 않고 보안과 개방성을 동시에 제공하는 클라우드로 넘나들 수 있게 된다.
이날 로이드 부회장은 시스코 클라우드 전략이 사물인터넷(IoT) 하면 떠오르는 모든 사물(Things)과 전세계 클라우드를 연결하려는 것이라며 인터클라우드와 함께 IoT 트렌드의 확산과 이를 위한 만물인터넷(IoE) 구현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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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시스코가 한국 정부, 삼성전자와 IoE를 염두에 둔 협력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로이드 부회장은 본사에서 진행되고 있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표현을 자제하며 다음과 같은 말로 대신했다.
한국에서 IoE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떠오른다. 삼성전자와 논의한 내용은 양사의 협력 방식에 초점을 맞춘 기본적인 얘기들이다. 삼성전자가 전자제품과 시스템 부문에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는 회사라 우리가 IoE 부문에 협력하는 건 자연스럽다. 소비자가전과 모바일기기를 만드는 다른 한국기업과도 IoE를 현실화하는 과정에 자연스레 협력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