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모바일IPTV 서비스로 월드컵 경기를 볼 수 없게 됐다. 스마트폰으로 월드컵 축구 중계를 전혀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포털 사이트 모바일 웹페이지와 일부 N스크린 서비스를 통해 월드컵 시청이 가능하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브라질 월드컵 경기를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환경에서 보려면 네이버와 다음 등 모바일 포털 웹페이지와 전용 앱, N스크린 서비스 아프리카TV의 모바일 웹과 앱, 지상파 연합인 콘텐츠연합플랫폼의 푹(pooq) 등을 이용해야 한다.
이와 반대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모바일IPTV 서비스와 CJ헬로비전의 N스크린 서비스 티빙 등에서는 월드컵 경기 시청이 불가능하다.■모바일TV 등 뉴미디어 저작권은 별개 협상
일부 모바일TV 환경에서만 월드컵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이유는 뉴미디어와 올드미디어로 나뉜 저작권 때문이다.
현재 월드컵 중계권을 두고 추가 재송신료 협상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케이블TV, IPTV, 위성방송과 달리 뉴미디어에 속하는 모바일TV는 별도의 저작권 계약을 맺어야 한다.
예컨대 메이저리그 경기는 올드미디어의 경우 MBC가 국내 중계권을 확보하고 있고, 뉴미디어는 SPOTV가 가지고 있다. 이에 인터넷 환경이나 모바일TV 사업자가 메이저리그 경기를 중계하려면 SPOTV와 별도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우선 피파로부터 월드컵 중계권을 따온 지상파는 자체 모바일TV 서비스인 폭을 통해 방송을 제공한다. 네이버와 다음, 아프리카TV 등은 한반도 내 중계권을 가져온 지상파에 별도 비용을 지불하고 월드컵 경기를 내보내고 있다.이통3사의 모바일IPTV는 지상파 방송을 ‘플랫폼 인 플랫폼’ 방식으로 푹을 통해 중계하고 있지만 브라질 월드컵 경기는 다른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과 달리 방송되지 않는다. 지상파가 월드컵 경기를 중계할 때 “본 프로그램은 저작권 문제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문구를 띄워야 하는 상황이다.
■가입자 늘리기 애쓰던 OTT 서비스 ‘울상’
이통사의 모바일IPTV는 월드컵 특수를 누리지 못해 내심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 초 소치 동계 올림픽 당시 경기 중계에 각종 이벤트를 벌이면서 가입자 늘리기까지 주력했던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당시 모바일IPTV는 가입자를 늘리는 동시에 LTE 데이터 트래픽 이용량도 끌어올렸다. 지난해 말 KT에 이어 연초부터 이통3사 모두 지상파 콘텐츠로 모바일TV 서비스에 힘을 실은 뒤 2월 소치올림픽은 모바일TV 대중화의 호재로 작용했다.하지만 브라질 월드컵의 경우 이같은 특수를 누릴 수 없게 됐다. 특히 모바일TV 주 이용시간 대인 출근 시간에 여러 경기가 잡혀있어 유사 경쟁 서비스에 가입자를 내줄 위기다.
CJ헬로비전의 티빙 역시 이통3사의 모바일IPTV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케이블TV 사업자의 또 다른 N스크린 서비스인 에브리온TV는 처음부터 지상파 콘텐츠를 다루지 않아 예외에 속하지만, 월드컵 경기 중계를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해당 채널에서 축구 경기 중계 시간에 대체 콘텐츠를 방송하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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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TV의 뉴미디어 저작권이란 특성도 있지만, 동일 사업자의 케이블TV와 IPTV 등 가정 내 TV 서비스가 지상파와 월드컵 중계 추가 재전송료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점도 모바일TV의 블랙아웃을 불러온 이유로 작용한다.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개막전은 블랙아웃으로 시작했지만, 한국의 조별예선 경기 직전까지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면서 “예상치 못했던 지상파의 요구에 원칙적으로나 대가 규모로나 합의가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