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낸드 시장, 마이크론만 웃었다

일반입력 :2014/06/02 18:46    수정: 2014/06/03 07:21

송주영 기자

지난 1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하락했다. 미국 마이크론이 싱가포르 공장을 지난해 말 낸드플래시용으로 전환하면서 물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것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2분기에는 마이크론이 싱가포르 공장 전환 이후의 낸드플래시 출하량을 조정할 것으로 보여 다시 한번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점유율 상승이 전망됐다.

2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낸드플래시 매출은 전분기 대비 11.5% 하락했다. 점유율 역시 31.7%에서 30.0%로 1.7%포인트 낮아졌다.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매출도 이 기간 동안 5억9천400만달러로 전기 대비 18.7% 급감했다. 시장점유율도 9.4%에서 8.2%로 낮아졌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삼성전자, 도시바, 샌디스크, 마이크론에 이어 시장점유율 5위를 기록했다.

반면 도시바, 마이크론, 인텔 등의 매출은 전분기 대비 늘었다. 이중 마이크론은 전분기 대비 9.7%의 매출 증가율을 나타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점유율 하락은 의도적인 출하량 조정보다는 마이크론의 물량 확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는 의도적인 조정이 필요할 만큼 낸드플래시 수익성이 낮지 않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말 싱가포르에 있던 D램 공장을 낸드플래시 공장으로 전환하며 낸드 생산량을 확대한 바 있다.

다만 마이크론의 점유율 상승세가 올해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이 연구원은 “2분기 들어서 마이크론의 출하량 조정이 있었다는 소식이 들린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점유율 회복을 전망했다.

■삼성전자 30.0% 점유율...도시바 8.6%p 차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줄었지만 2위 도시바와 8.6%포인트 차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30.0%로 확고한 1위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21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낸드플래시 시장 2위 도시바는 1분기 낸드플래시 매출을 전분기 대비 0.9% 소폭 늘렸다. 15억4천700만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전분기 19.9%에 머물던 도시바 점유율도 21.4%로 소폭 늘었다. 샌디스크에 밀려 지난해 4분기 3위로 추락했던 순위도 1분기 다시 2위로 올라섰다.

3위 샌디스크는 1분기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13억6천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13.9% 감소한 수치로 점유율은 20.5%에서 18.9%로 1.6%포인트 하락했다. 시장 순위도 3위로 떨어졌다.

4위 마이크론은 10억5천만달러의 1분기 낸드플래시 매출로 상위 6개 업체 중에서는 가장 높은 매출 상승률을 보였다. 마이크론은 지난 1분기 전분기 대비 9.7% 매출을 늘리며 점유율은 12.3%에서 14.5% 올랐다.

5위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우시공장 화재의 영향을 받았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18.7% 떨어졌고 점유율은 9.4%에서 8.2%로 1.2%포인트 하락했다.

6위 인텔의 1분기 낸드플래시 매출은 SSD 출하량 확대로 전분기 대비 6.1% 상승했다. 점유율은 6.2%에서 7.0%로 뛰었다.

■차세대 SSD 시장을 잡아라...경쟁치열

낸드플래시 시장은 최근 미세공정에 한계가 오면서 경쟁의 의미가 퇴색한 가운데 3D 공정 등 집적도를 높이기 위한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제품 중에서는 향후 신시장으로 평가받는 SSD확대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1분기 집적도가 높은 eMCP, SSD 제품 등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나왔다. 2분기에도 eMMC 제품, 연관 제품 중심으로 매출이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SSD 출하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는 19나노 기술이 적용된 SSD 의 출하량을 늘리는 동시에 최첨단 공정인 3D 매출을 2분기 이후 본격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3D 낸드플래시 기반의 SSD를 미국, 유럽, 중국 등에 샘플 형태로 공급하고 있다.

도시바는 2분기 19나노 제품의 비중이 50%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3분기 이후에는 19나노 기반의 eMMC, eMCP 제품의 양산도 시작한다.

도시바는 19나노 TLC 기반의 eMMC, eMCP SSD로 출하량을 늘리는 한편 요카이치 팹5 생산량 확대도 시작한다. 오는 7월 이후 팹5 2번째 라인 투자를 시작할 계획이다. 연말까지는 장비투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도시바는 오는 2015년 1분기에는 19나노 이하 낸드플래시와 3D 제품 양산도 계획했다.

샌디스크도 19나노 제품의 기업용 SSD, 스페셜티 제품군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1y나노 제품은 2분기에는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1z나노 제품에 대해서는 이어 4분기 양산 테스트를 시작한다.

다만 샌디스크는 3D 낸드플래시 제품에 대해서는 준비가 늦다. 오는 2016년까지 3D 낸드플래시 양산은 어려울 전망이다. 샌디스크는 미세공정 중심의 투자로 올 한해 동안 25~35% 출하량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샌디크도 다른 낸드플래시 업체와 마찬가지로 SSD 제품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샌디스크 낸드플래시 매출 중 38%가 SSD였다. 2013년 1분기 대비 SSD 매출은 21% 이상 증가했다.

■SK하이닉스 낸드 매출 급감...우시공장 화재 영향

SK하이닉스는 1분기 우시공장 화재로 낸드플래시 매출이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이 전분기 대비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출하량도 8% 하락했다. 낸드플래시 평균 판매가는 전분기 대비 14% 떨어졌다.

2분기에는 물량이 다시 늘어날 전망이다. 양산능력은 월 15만장 수준으로 회복하고 16나노미터의 공정전환도 가속화해 4분기에는 비중을 70%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우시공장 화재 이후 D램 중심의 생산량 확대에 힘을 쏟았다. PC용 D램 가격이 고공행진을 보이며 수익성에 더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우시공장 화재를 복구하면서 최근에는 다시 낸드플래시에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바이올린메모리의 PCIe 부분을 인수하는 등 SSD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마이크론은 1분기 평균판매단가가 18%나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출하량을 35% 늘리며 공격적인 낸드플래시 전략을 보였다. 마이크론은 이 기간 제조단가가 전분기 대비 12% 하락했지만 평균판매단가도 떨어지면서 영업이익률은 8.5%까지 낮아졌다.

마이크론은 하반기에는 낸드플래시 OEM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스토리지 비즈니스 그룹(SBG)’이 SSD 기업 부문을 넘겨받기로 하는 한편 ‘메모리 솔루션 그룹(MSG)’을 신설해 반도체 사업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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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1분기 SSD 분야에서 선전했다. 인텔은 최근 데이터센터 SSD 공급에 정성을 쏟았다. 기업용 SSD 시장의 호조로 인텔의 낸드플래시 매출은 전분기 대비 6% 껑충 뛰었다. 인텔은 향후에도 PCIe, SATA 등 기업용 SSD 제품군을 확대할 전망이다. 제조원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20나노 공정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은 전분기 대비 6.6% 감소한 72억4천400만달러로 추정됐다. 공급과잉 속에 판매단가도 약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