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메인프레임→유닉스 전환?

예정대로 될 지 예측 불허…30일 윤곽나올 듯

일반입력 :2014/05/29 17:38    수정: 2014/05/29 17:39

황치규 기자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서버로 핵심 IT인프라를 바꾸기로한 KB국민은행의 방침은 예정대로 착수될 수 있을까?

현재로선 예측 불허다. 예정대로 바꿀수 있을지 없을지는 30일 열리는 KB국민은행 이사회 이후에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이사회를 갖고 IBM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기반 IT시스템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그전부터 유닉스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준비해왔던 만큼, 국민은행 IT팀은 곧바로 프로젝트에 착수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후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이건호 KB국민은행장과 정병기 상임감사위원이 프로젝트 검토 단계에 문제가 있다면서 이사회에 감사의견서를 제출한 것.

앞서 한국IBM의 셜리 위 추이 대표는 전산시스템 교체에 대한 국민은행 이사회의 최종 결정이 난 이후 이건호 은행장에게 이메일을 보내 ‘전산시스템을 유닉스로 교체하면 리스크가 크다’는 점과 ‘기존 시스템 사용 비용을 현저히 낮춰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과적으로 KB국민은행 이사회는 이 행장과 정 위원이 제출한 감사 의견서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이 행장과 정 위원이 관련 내용을 금융감독원에 보고했고 금감원은 현재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 대한 특별검사를 진행중이다. 임영록 KB금융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등 임원진의 계좌도 조회중이다.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바꾸는 것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관련 업계에선 KB금융지주 임영록 회장과 국민은행 이건호 행장간의 파워게임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표면적으로는 메인프레임을 유닉스로 바꾸는 것에 대한 갈등이지만, 이면에는 임 회장과 이 행장간 헤게모니 싸움의 성격이 담겨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의 전환은 단순 IT프로젝트의 성격을 넘어 KB금융지주내 역학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인 변수인 셈이다. 그런만큼 공이 어디로 튈지는 쉽게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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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KB국민은행 이사회는 오는 30일 감사위원회를 열고 전산시스템을 IBM에서 유닉스 기반으로 교체하는 문제에 대해 은행 감사팀이 실시한 내부 특별감사 결과를 논의하기로 해 주목된다.

감사위원들이 감사 결과 내용을 인정하는 판단을 내릴 경우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30일 오후 6시 열리는 은행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된다. 이사회에선 전산시스템 전환 등 갈등 봉합을 위한 다양한 사안들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산 프로젝트의 향방도 이사회 이후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프로젝트 연기설, 재검토설 등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나돌고 있다.